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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도연명의 '新 귀거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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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도연명의 '新 귀거래사' 정완주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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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응팔)' 드라마가 막을 내렸지만 여운은 긴 듯하다. 후속 드라마의 새로운 재미에 빠져든 사람들도 있는 반면 '응팔'만한 볼거리가 없다고 허전함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응팔 시리즈'는 노스탤지어(향수)를 자극해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드라마다. 노스탤지어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인 셈이다. 하지만 거슬러 올라가 보면 노스탤지어의 이미지는 부정적이었다.

노스탤지어는 고향을 의미하는 '노스토스(nostos)'와 고통을 뜻하는 '앨지아(algia)'의 합성어다. 17세기에 스위스 정신과 의사인 요하네스 호퍼는 전쟁에 참여한 병사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고통을 겪는 현상을 발견했다. 뇌나 귀의 손상 때문에 심리적으로 병을 앓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스위스 노래를 금지하는 치유법을 사용했다. 고향과 집을 떠올리지 않도록 아예 원천 봉쇄한 것이다.


지금은 노스탤지어에 대한 평가가 다르다. 인간이 가진 자연스러운 정서의 일환으로 인정하고 있다. 긍정적인 효과도 입증된 바 있다. 영국에서 실험한 결과 즐거웠던 향수를 간직한 사람의 경우 동료와의 유대와 협조 능력이 향상됐다고 한다.

중국의 대표적 시인으로 추앙받는 도연명은 '귀거래사' 작품을 통해 고향으로 돌아가는 즐거움을 노래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윗사람에게 허리를 굽히기 싫어 관직을 던진 것이 고향으로 발걸음을 돌린 발단이었다. 도연명은 고향으로 돌아간 심정을 '정신 해방'으로 비유하면서 전원생활의 넉넉함을 읊었다. 마음이 육체의 노예였음을 반성하면서 여유롭고 따뜻한 자연과 일체가 되기를 노래한 것이다.


노스탤지어는 한마디로 '귀소본능'이 작용하는 현상이다. 귀소본능이 뛰어난 동물은 비둘기다. 비둘기의 귀소본능을 이용해 부를 축적한 일화는 지금도 회자될 만큼 유명하다. 세계적 금융가문인 '로스차일드 가문'이 그 주인공이다.


1815년 벨기에 남동부의 워털루에서 영국 연합군과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군이 맞붙었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평소 훈련을 시킨 비둘기를 현장에 투입했다. 그 결과 워털루 전투에서 나폴레옹이 패했다는 소식을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었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이 정보를 숨긴 채 영국이 패전했다는 역정보를 흘렸다. 영국 국채는 바로 폭락했고 로스차일드 가문은 헐값으로 국채를 대량 매입해 어마어마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설날 연휴가 며칠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해마다 겪는 귀성전쟁은 올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고향을 향한 귀성본능은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다. 어머니의 손맛이 가득한 음식과 친척들과의 반가운 회포가 기다리는 고향. 어린 시절의 향수가 남아 있는 그 곳이야말로 마음의 안식처다.


하지만 고향을 향하는 마음이 항상 푸근하고 설레는 것만은 아닌 듯싶다. 특히 다포세대가 그렇다. "취직은 했나" "사귄 지 오래됐는데 결혼은 언제 할 건가" 등 매번 같은 질문을 들어야 하는 처지가 팍팍하기 때문이다. 다포세대의 부모들 역시 마음이 편치 않다. 핑계를 둘러대고 귀성을 포기하는 젊은 세대도 많다고 하니 그 심정이 어떠할까.


비정규직 신세를 면치 못하는 이들도 마음 편하게 고향을 내려갈 형편은 아니다. 귀성길 선물을 마련하는 비용마저 부담스러울 게다. 백수로 전락했지만 버젓하게 직장을 다닌다는 거짓말을 늘어놓아야 할 상황도 닥친다.


도연명이 다시 태어나 '신(新) 귀거래사'를 읊는다면 과연 어떤 내용이 담길지 씁쓸할 따름이다.






정완주 사회부장 wjchu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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