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퀴논시 자매도시 교류 20주년 기념, 이태원에 베트남 테마거리 조성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베트남은 현재 한국의 3대 교역국 중 하나다. 베트남 관광객 역시 연간 15만 명에 이를 정도로 크게 증가했지만 이들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관광특구 및 지자체는 전무한 실정이다.
용산구(구청장 성장현)가 베트남 퀴논시와 자매도시 교류 20주년을 기념, 이태원에 베트남 퀴논길 테마거리를 조성한다.
구는 오는 3월 이태원 보광로 59길(폭8m, 길이330m)에 베트남 퀴논길(Vietnam Quy Nhon-gil) 명예도로명을 부여한다.
도로 주변 자투리 녹지공간을 활용해 ‘퀴논정원’을 조성,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휴식공간과 포토존으로 활용하고 테마거리에 어울리는 상징물도 설치한다.
또 이태원 특성상 그래피티, 낙서 등으로 오염된 공공 및 민간시설물을 정비하는 디자인 벽화 사업도 실시한다. 벽화 도안은 용산과 퀴논의 우호친선과 베트남의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도록 퀴논시와 공동 디자인할 예정이다.
벽화 제작에는 숙명여자대학교 베트남학생회, 다문화가정, 주민봉사자들이 함께 참여,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으로 추진한다.
베트남어를 영어, 중국어, 일본어 수준의 주요언어로 채택, 베트남 관광객이 주변 음식점, 노래방, 상가, 숙박시설, 병원 등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개선하려고 한다. 이태원 홍보책자 제작에도 베트남어 표기를 반영한다.
비즈니스 방문객 등을 위해 주 1회 사전예약제로 구청 행정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오는 9월에는 현지 여행사 및 순천향대학병원, HDC신라면세점 등과 연계, 베트남 관광객 유치설명회도 개최한다.
보광로59길 주변의 한 상인은 “퀴논길 테마거리가 조성되면 이 곳 이면 도로도 해밀턴 호텔 주변 세계음식거리나 경리단길에 버금가는 명소가 될 것 같다”고 기대를 전했다.
구는 29일 용산구 해외사무소 운영에 관한 규정을 제정·공포하고 3월 퀴논시 트란카오반 109에 해외사무소를 개소한다.
한국어 및 한국문화 보급사업 뿐 아니라 관광객 유치활동 및 현지 관광 네트워크 구성, 나아가 관내 기업의 해외진출 상담 및 지원을 위해서다.
사무소 용도는 한국어 교실 및 도서관, 홍보관 등이며, 공간은 퀴논시에서 소유 건물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베트남 퀴논시는 일반인들에게 그리 익숙한 지명은 아니다. 1965년부터 1972년까지 베트남전 당시 파월 한국군 맹호부대의 주둔지였다고 하면 그제야 고개를 끄덕인다.
한국과 베트남의 수교는 1992년 시작됐다. 용산구는 지방정부로서 퀴논시와 관계회복을 위해 노력, 지난 1996년 구 대표단이 처음 퀴논시를 방문했고 이듬해 두 도시 간 자매결연 협약서를 체결했다.
구는 지난 19년간 퀴논시와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컴퓨터 지원사업, 불우학생 장학사업, 우수학생 유학지원사업, 백내장치료센터 지원사업, 사랑의 집짓기 사업 등을 다양하게 펼쳐 왔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지방정부의 노력이 더해져 한국과 베트남 간 역사적 상처가 하루 빨리 치유되길 바란다”며 “퀴논시와의 교류 사업을 통해 베트남인 관광객을 적극 유치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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