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중동 3개국을 순방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동의 '평화와 발전의 조력자'로서 중국의 역할을 정립했다. 이를 위해 시리아 내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등 중동 지역의 공업화 발전을 위해 550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21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 있는 아랍연맹 본부에서 '중국과 아랍의 아름다운 미래를 함께 열어가자'는 제목의 연설을 통해 아랍권의 평화, 발전을 촉구했다.
시 주석의 이러한 행보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핵심 지역인 중동으로 경제·외교안보 보폭을 넓히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중동 평화를 위한 대규모의 지원책을 내놓았다. 팔레스타인인들의 삶 개선을 돕는 데 5000만위안을 약속했으며, 시리아·요르단·레바논·리비아·예멘에는 모두 2억3000만위안의 인도적 지원 계획을 밝혔다.
특히 시 주석은 중동공업화를 촉진하기 위한 550억달러 지원을 약속했다. 150억달러의 '중동 공업화 전문 대출(기구)'를 설립해 지역국가들과의 생산협력, 기초시설 건설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100억달러의 상업성 차관과 100억달러의 우대성 대출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아랍에미리트·카타르와 함께 200억달러의 투자기금을 설립해 중동의 에너지, 기초시설건설, 첨단제조업 등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우리는 중동의 대리인을 찾는 대신에 평화 협상을 독려하며, 모두가 '일대일로 계획' 안으로 들어올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시 주석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먼저 방문해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으며, 예멘의 국가적 통합을 지지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시리아 문제를 조속히 평화적인 방식과 정치적인 방식으로 해결하고 시리아 난민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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