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84명 저체온증 발생, 47%가 음주...길가에 쓰러진 사람 37%....안전처 "음주 후 위험 크니 주의 요망"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추운 날씨에 술 먹고 밤 늦게 돌아다니지 마세요."
최근 들어 영하 10도 이하의 맹추위가 지속되면서 '음주 후 저체온증' 주의보가 발령됐다. 술을 먹은 후 저체온증으로 쓰러지는 경우 의식장애·심폐정지로 사망하는 경우도 많아 주의가 예상된다.
21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겨울(2014년12월~2015년2월)에 발생한 저체온증 환자는 총 384명으로 이중 12명이 사망했다. 특히 술을 마신 후 길가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사람이 많았다. 384명 중 47%가 음주를 한 상태였고, 직업은 무직자가 16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타 111명, 노숙인 34명, 주부 24명, 학생 15명, 농림어업 12명, 서비스 8명, 사무직7명, 기능원 6명, 판매 3명, 군인 2명 등의 순이었다.
저체온증 발생 장소는 길가가 143명으로 가장 많았고, 주거지 주변 47명, 기타 40명, 강가나 해변 26명, 논밭 15명, 산 12명, 운동장·건물 각 7명, 작업장 2명, 기타 12명 등으로 나타났다.
저체온증은 추위를 느끼고 몸이 떨리는 가벼운 증상에서 시작되지만 방치할 경우 자칫 사망할 수가 있다. 저체온증에 걸린 사람이 있으면 증시 응급처치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키고 119에 신고해 병원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게 좋다.
지난 18일에도 설악산에 오른 등산객 18명이 한파와 강풍으로 고립됐는데, 이중 60대 김모씨가 저체온증에 걸렸지만 강풍으로 구조가 늦어지면서 이틀간 방치돼 결국 사망했다.
지난 19일에도 부산 사상구 낙동강변 둑길에서 70대 노인이 저체온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노인은 전날 밤 집에서 차로 30분가량 떨어진 이 둑길에 혼자 왔고, 사온 술을 마신 뒤 잠에 들었다가 저체온증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부산지역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4.5도였다. 그러나 초속 8.5∼13m에 이르는 강풍까지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 11.6도를 기록했다.
저체온증을 예방하려면 평소 고른 영양 섭취와 가벼운 실내 운동을 생활화하고 외출시에는 장갑, 목도리, 모자, 마스크 등을 착용하는 게 좋다. 너무 추울 때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해야 한다. 등산 등으로 땀이 났을 때 심한 떨림 증상이 나타나면 젖은 옷가지를 벗고 마른 옷으로 갈아 입고, 핫팩이나 더운 물통으로 겨드랑이 등 심장 주변의 몸통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 의식이 있는 경우엔 따뜻한 음료와 고열량의 음식을 먹게 한다.
안전처 관계자는 "음주 후에는 중추신경계의 기능 저하로 저체온증의 위험이 더욱 증가한다"며 "이번 주도 전국이 영하권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여 한파에 따른 저체온증 발생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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