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만에 7% 아래로…해외IB "올 中 성장률 5%대"
중국 진출기업 체감경기 "최악"
자원·신흥국 경기 위축되며 세계 경제 '위기'로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5년만에 7% 아래로 붕괴되면서 '차이나리스크'가 본격화됐다는 지적이다.
올해 중국 성장률이 5%대까지 낮아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우리 경제에도 거센 한파가 불어 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기자회견을 열어 2015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67조6708억위안으로 2014년에 비해 6.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GDP 성장률은 지난 1990년 3.8% 이후 25년만에 처음으로 7% 아래로 떨어지게 됐다. 또 중국 정부가 목표로 제시했던 7.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중국 정부는 목표 달성에 실패한 셈이 됐다.
일부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5%대까지 낮추며 향후 중국 경기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올해 전체 중국 경제성장률이 5.8%, 내년에는 5.6%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바클레이즈도 올해는 6.0%를 지킬 것으로 전망했지만, 내년에는 5.8%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국경제는 1978년 이후 30여년간 10% 내외의 잠재성장률을 기록하며 고성장을 해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잠재성장률이 7∼7.5%로 둔화된 것으로추정되며, 올해부터 2020년까지는 6%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경기 위축으로 수출 하락에 직면했었던 우리 경제는 벌써부터 중국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들어 1~10일 수출액이 85억24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5% 급감했다. 수출 마이너스 행진이 새해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중국 현지 경기도 이미 나빠질대로 나빠졌다. 산업연구원이 중국 진출 234개 기업을 대상으로 1분기 경기실사지수(BSI) 설문조사를 한 결과, 시황과 매출액이 각각 79와 86으로 기준치인 100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1분기 현지판매 전망치도 89로 전분기 108에서 19나 빠졌고 영업환경(73), 자금조달(75) 등 조사항목 대부분의 수치가 저조했다. 경영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 '현지수요 부진'이라는 답이 26.1%로 가장 많았다. 경쟁심화(23.5%), 수출부진(15.0%)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차이나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미국은 금리인상 일정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고 유로존과 일본경제도 갈수록 흔들리고 있다.
신흥국 등 다른 나라로 위기가 옮겨가면서 세계 경제 전반이 위기에 처하는 '도미노효과'도 불안하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분기 이상 5% 미만으로 하락하게 되면 글로벌 경제에 대한 충격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원자재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높거나 재정 구조가 취약한 신흥국들이 자본유출과 환율 폭등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