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군의 B-52 전략폭격기가 한달여 만에 다시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인공섬에 접근해 양국이 또 다시 충돌했다. 지난달에는 중국의 인공섬 영해 12해리 이내를 비행하지 않았다며 중국측 주장에 반박했던 미국은 이번에는 12해리 이내 비행을 인정했다.
미국 공군 전략폭격기 1대가 지난주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인공섬 인근 2해리(약 3.7㎞) 안까지 근접 비행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군 측은 이에 대해 '의도하지 않은 비행'이었다고 해명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일상적인 임무를 수행하던 B-52 2대 중 1대가 의도치 않게 남중국해 난사군도(南沙群島ㆍ스프래틀리 제도) 산호초인 화양자오(華陽礁·Cuarteron Reef) 가까이 접근해 2해리 이내에서 비행했다고 밝혔다.
빌 어번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12해리 이내에서 비행할 의도가 없었다"며 "2대 중 1대가 왜 예정된 경로보다 더 가까이 중국 인공섬에 접근했는지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군이 지상에서 미군 폭격기에 경고했지만, 전투기를 긴급히 띄우려는 움직임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 한 고위급 관계자는 나쁜 기상 조건으로 조종사가 예정된 경로를 벗어나 중국과 주변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에 진입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군 측은 "군사적 도발행위"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중국은 이번 일과 관련해 주중 미국 대사관에 공식 항의했다.
중국 국방부 대변인실은 성명을 발표하고 "근래들어 미국은 군함정과 군용기를 계속해서 남중국해의 관련 해역에 보내 무력을 과시하고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며 "전략폭격기를 중국의 난사군도 도서지역 부근 상공에 보내 중국의 경계부대와 시설의 안전을 엄중하게 위협하고 지역의 평화안정에 위협을 가했다"고 비난했다. 또 "미국 측의 이런 행동은 일종의 엄중한 군사적 도발행위로 남해(남중국해) 지역의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심지어 군사화를 가속한다"며 미국은 이런 위험한 행동을 즉각 중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미국의 도발적 행동에 중국 군대는 필요한 모든 수단과 조치를 취해 국가주권과 안전을 굳건하게 수호하고 지역의 평화ㆍ안정을 수호할 것"이라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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