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조성진이 불을 지폈다. 지금이 클래식 대중화 찬스"

시계아이콘02분 2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창립20주년 맞은 클래식 공연기획사 빈체로 이창주 대표 단독 인터뷰

"조성진이 불을 지폈다. 지금이 클래식 대중화 찬스"
AD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백소아 기자] "상위 1%를 위한 클래식 시장에서 벗어나고 싶다. 대중이 클래식의 본질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이어주는 게 빈체로(Vincero)의 역할이다."

클래식 공연 기획사 빈체로가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이창주(61) 대표는 그 동안의 성과를 나열하는 대신 "지금,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넓지 않은 시장에서 빈체로를 이끌고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국내 클래식 음악계의 흐름을 좌우할 정도로 영향력 강한 문화 집단으로 성장시켰다.


빈체로는 한해 매출이 70~80억원에 달하는 내실 있는 기업이다. 직원 수는 열 명. 이 대표는 클래식으로 따지면 작은 실내악단을 이끄는 지휘자다. 훌륭한 연주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고, 대중이 선호하는 오케스트라 기획에 특히 뛰어나다. 올해만 해도 베를린 방송교향악단(3월),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4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11월) 등 오케스트라 아홉 팀을 국내 무대에 올렸다. 오는 18일에는 파보 예르비가 지휘하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이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협연한다.

그런 빈체로가 '변화'를 말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금이 "클래식이 보통 사람들의 삶으로 확산될 수 있는 시기"라 했다. 그는 지난 10월에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데 매우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의 우승은 음반, 공연계에 큰 동기를 부여했다. 쇼팽 콩쿠르 실황 음반은 발매되자마자 판매 순위 1위를 달렸고, 내년 2월 열릴 쇼팽 콩쿠르 우승자 갈라 콘서트 입장권은 한 시간 만에 매진됐다.



"조성진이 불을 지폈다. 지금이 클래식 대중화 찬스" 사진=백소아 기자 sharp2046@asiae.co.kr


이창주 대표는 "국민 소득이 올라가고 문화에 대한 욕구가 높아졌는데 사람들의 눈길을 끌 이렇다 할 클래식 이슈가 없었다. 그 와중에 조성진이 터졌다"고 했다. 그는 "조성진이 지핀 불씨가 타올라 국내 클래식을 성장시킬 것"이라며 "소수를 위한 클래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빈체로의 직원, CEO, 홍보전략 등 모든 프레임과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창주 대표에게 클래식은 세대를 잇는 천직이다. 그의 아버지는 우에노 음악학원(현 동경예술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했고 작은할아버지는 이화여전(현 이화여대)의 피아노과 교수였다. 성악을 전공한 누나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씨의 가까운 친구고 이 대표의 아내는 바이올린을 연주한다. 이 대표도 아버지에게서 피아노를 배웠고 첼로 연주는 취미의 수준을 뛰어넘는다.


이 대표는 1982년에 한국외국어대 독일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했지만 얼마 못 견디고 뛰쳐나왔다. 1987년에 결혼한 다음 오스트리아로 날아가 잘츠부르크 호텔경영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이듬해 공부를 마치고 독일에 가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클래식은 정해진 길이었고 빈체로 설립은 필연이었다.


지난 20년 동안 빈체로의 방점은 '클래식에 친숙한 1%에게 수준 높은 공연을 소개하는 일'에 찍혀 있었다. 이는 '생존'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이 대표는 "돈 벌기를 내려놓고 생존을 목표로 잡으니 조금 쉬워졌다. 살아남으면 언젠가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 기회를 '대기업의 협찬'에서 찾았다. 티켓 판매만으로는 생존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기업을 설득하려 발 벗고 나섰다.


이 대표는 '나라의 발전은 여러 국면에서 골고루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압축성장한 탓에 문화 발전에 있어서 부족하다. 기업의 사회적 공헌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기업의 협찬은 '브랜드 이미지 상승'이라는 효과를 낳았고 협찬사는 5년 사이 두세 배로 늘었다. 빈체로의 공연은 티켓 판매와 협찬이 각각 50% 비중을 차지한다. 이 대표는 "협찬이 이제까지 해온 빈체로 전략의 가장 큰 포인트"라고 했다.


고비도 있었다. 1997년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는 기업협찬이 모두 끊어졌다. 1998년에 클래식 공연 규모는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반으로 줄었다. 클래식 공연기획사들은 줄줄이 파산했다. 예정한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이 대표는 부동산을 모두 팔고도 3억 원이나 빚을 졌다. 그래도 무릎 꿇지 않았다. 각국 문화원을 방문해 국내에는 덜 알려졌지만 실력 있는 예술가들을 찾았다. 위기를 견디면서 좋은 공연을 계속했기에 관객의 신뢰가 쌓여갔다.


이 대표는 "처음 소개하는 단체가 사람들이 가진 기대감 그 이상의 공연을 선사할 때 가장 좋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 공연한 지휘자 파보 예르비를 예로 들었다. "파보가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과 함께 처음 내한했을 때만 해도 한국 관객은 그를 잘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에서 유명한 지휘자가 됐다. 그럴 때 보람이 있다. '한 번 들어보세요. 빈체로가 자신 있게 소개하는 거니까.' 관객의 기대감을 뛰어 넘는 공연들이 빈체로를 만들었다."


이제야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빈체로. 그럴수록 이 대표는 클래식이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를 원한다. 그는 "처음 클래식을 듣고 그 매력에 빠지는 관객을 여럿 봤다. 자신의 DNA 속에 있는 클래식에 대한 열망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이들이 없었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조성진의 우승이 클래식을 확산할 기회라고 본다. 그러나 "스타 마케팅에 의존한 클래식 대중화는 올바르지 않다"고 선을 긋는다. 힘들어도 순수 클래식을 대중이 이해하기 쉬운 방법으로 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AD

이 대표는 클래식 연주자와 관객이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장이 열리기를 열망한다. 그는 "일본의 대표적인 클래식 축제 '열광의 날'을 예로 들며 예술의전당 같은 곳을 통째로 빌려 오전부터 밤까지 음악제를 열고 싶다"고 했다.


"조성진이 불을 지폈다. 지금이 클래식 대중화 찬스"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가 이끄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사진=빈체로 제공)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사진=백소아 기자 sharp204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 25.12.3118:01
    양기대 "경기도 대중교통 무료화하겠다"
    양기대 "경기도 대중교통 무료화하겠다"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양기대 전 국회의원(12월 31일)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올해의 마지막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12월 18일 경기도지사 민주당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분이죠. 재선 광명시장을 지내고 국회의원을 지낸 양기대 전 의원님 어서 오세요.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양기대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