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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무슬림 입국 금지 발언으로 최대위기‥국내외 비판 들끓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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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숱한 기행과 막말에도 승승장구하던 공화당 유력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경선이후 최대 위기에 처했다.


모든 이슬람신자(무슬림)들에 대한 미국 입국을 당분간 전면 금지해야한다는 그의 주장에 백악관은 물론 공화당 지도부마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외의 지도자들도 이례적으로 “증오를 야기하는 언행”이라며 비판에 가세, 트럼프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미국 백악관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트럼프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미국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직공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의 선거운동은 쓰레기통에나 들어가야할 저질이며 그의 발언도 모욕적 언사와 독설들"이라며 "공화당의 대선 주자들은 트럼프가 후보로 지명되더라도 이를 거부하겠다고 선언해야한다"고 압박했다.


이는 국내외 무슬림의 반발을 무마하는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선별적인 테러및 급진 무슬림 정책에 사사건건 제동을 걸어온 트럼프의 행보에 쐐기를 박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제이 존슨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도 이날 MSNBC방송에 나와 “그의 주장은 무책임할 뿐 아니라, 무슬림 사회와 연대를 해쳐서 이들과 함께 미국의 안보를 강화하려는 노력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공화당 주류는 물론 보수파 정치그룹도 성토에 나서고 있다.


공화당 원내 1인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의 주장은) 우리와 당이 추구하는 것과 맞지 않으며 미국의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또 "이같은 주장은 보수주의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막후에서 당내 강경 그룹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딕 체니 전 부통령조차 전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의 생각은 우리가 추구하고 신봉하는 모든 것에 배치되는 것"이라고 신랄히 비판했다.


트럼프의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히스패닉계는 물론, 무슬림 표심마저 잃게 되는 상황을 우려해온 공화당 주류파가 견제에 나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서방의 외국 정상급 지도자들조차 트럼프에 대한 공개비판에 나서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대변인 발표를 통해 “트럼프의 발언은 분열적이고 완전히 틀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도 트위터에 “트럼프가 다른 누군가들처럼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 우리의 유일한 적은 급진 이슬람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공화당 지도부가 비판하더라도) 개의치 않는다”면서 “나는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우리 건물과 도시를 폭파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강변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전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이 없는 지하드(이슬람 성전) 신봉자들의 참혹한 공격의 희생자가 될 수 없다“면서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의회가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전면 금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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