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일본 경제가 '경기침체'로 분류되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의 늪에서 간신히 빠져나왔다. 하지만 지표의 면면을 잘 살펴보면 여전히 불안감은 남았다.
일본 내각부는 3분기(7~9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 분기 대비 연율 1.0%를 기록했다고 8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발표된 잠정치(-0.8%)를 크게 웃돈 것으로, 경기침체 우려를 단숨에 날려보냈다.
일반적으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계속되면 경기침체로 분류된다. 일본은 지난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3분기 GDP 성장률 잠정치도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로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이날 수정치가 1% 성장으로 나타나면서 우려는 일단 불식된 셈이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발표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본 결과 향후 성장에 불안요인이 될 싹이 보였다고 분석했다. 일단 지표 상향의 주요 요인이 된 설비 투자액의 경우, 자본금 1000만엔 이상의 기업만을 조사 대상으로 하고 있어 중소기업이나 영세기업까지 설비투자가 확대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GDP의 선행지표인 3분기 기계수주 역시 전 분기 대비 10.0% 감소하고 있어 향후 GDP에 반영될 수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이번 GDP 수정치가 대폭 상향된 또 다른 주요 요인인 민간재고 역시 주의깊게 들여다봐야 한다. 민간재고는 속보치에서 0.5% 감소하면서 GDP 하락의 주요 이유가 됐지만, 수정치에서는 0.2% 감소로 상향조정됐다.
하지만 이는 소비 증가에 따른 것이 아니다. 개인 소비는 오히려 0.5% 증가에서 0.4% 증가로 하향조정된 것이 그 증거다. 경기 순환차원에서 재고 조정이 진행된 데 따른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는 향후 성장을 억제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경기침체론은 불식했지만, 또 다른 불안의 싹을 남겨둔 셈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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