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다. 상대방에게 결단을 떠넘기는 식의 시소게임을 벌이던 양측은 이제 '최종 결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제 극적인 화해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별의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의 책임공방만 남게 된다.
안 전 대표는 6일 기자회견을 통해 문 대표에게 재차 혁신전당대회 수용여부를 결론내려달라고 밝혔다. 그는 더 이상의 제안은 없다는 뜻을 밝혀 '최후통첩'임을 분명히 했다. 이미 전당대회 제안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던 문 대표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뜻을 밝혔지만 SNS를 통해 자신의 뜻을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는 듯한 내용의 시를 올려 주목을 끌었다. 이 시에는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등 정면 돌파 의지가 담겨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미 두 사람 사이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넘어섰다는 분석도 많다. 남은 것은 결별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두고서 드잡이가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문 대표는 3일 혁신전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뒤 4일에는 안 전 대표의 혁신안을 모두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는 14일에는 중앙위원회를 열어 안 전 대표의 혁신안을 당헌에 반영하는 수순을 밟기로 했다. 안 전 대표가 주장했던 혁신안을 모두 수용함에 따라 탈당의 명분을 주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안 전 대표는 혁신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당을 떠날 수밖에 없다는 말은 꺼내기 어렵게 됐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제 혁신안을 왜 비판했는지, 그리고 석 달이 지난 후 왜 갑자기 수용하게 되었는지 국민에게 설명하는게 맞다"고 따졌다.
문 대표와 안 대표를 지지하는 양측 진영 역시 비슷한 모양새다. 문 대표측에 서 있는 최재성 새정치연합 총무본부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우리 당이 안 전 대표께서 통합을 통해 출범한 당"이라며 "(탈당을) 생각할리도 없고 할리도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진성준 새정치연합 전략기획본부장도 "(탈당 가능성에 대해)정치적 분열로 말미암아 발생할 총선 패배에 대해 책임을 나눠져야 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며 "극단적 생각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탈당의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혁신전대를 지지하는 의원들은 명분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유성엽 새정치연합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안 전 대표의 탈당에 대해)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대로 갈 순 없는 일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혁신전대를 지지하는 주승용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에 불참하면서 지도부를 압박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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