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건설 분야는 감소…중견기업은 증가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내년도 산업계의 연구개발(R&D) 투자비용이 정체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산기협, 회장 박용현)가 최근 연구소를 보유한 기업 중 표본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R&D 전망지수인 KOITA RSI를 조사한 결과 투자 RSI는 102.4, 인력 RSI는 103.6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발표했다.
KOITA RSI(KOITA R&D Sentiment Index)는 R&D 투자(투자 RSI)와 연구원 채용(인력 RSI)에 대한 두 가지 지수로 구성된다. 항목별 5점 서열척도로 배분해 가중치를 부여한 후 전체 응답수를 반영해 지수를 산출한다. RSI가 100 이상이면 연구개발과 연구원 채용이 해당연도보다 증가한다는 의미이다. 100 미만이면 감소, 100은 해당연도와 동일함을 뜻한다.
기업규모로 볼 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투자와 인력 RSI가 2015년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중견기업의 경우 투자와 인력 RSI 모두 미미하게나마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산업별로는 자동차와 정보통신 분야의 투자 RSI가 소폭 상승한 것을 제외하고 전 산업의 투자 RSI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돼 산업 전반에 걸쳐 R&D 활동이 2015년 보다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계 분야의 경우 조선과 중공업 계열 기업들의 투자 심리가 심하게 위축돼 2016년도에는 R&D 투자가 감소하는 단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건설 분야의 투자 RSI가 2015년에 이어 또다시 100 이하로 나타나 해당 분야의 R&D 투자 감소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의 경우 기계와 전기전자 분야의 RSI가 각각 80.0, 90.0로 나타나 전체적 투자 RSI가 2015년 보다 감소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건설, 기계, 전기전자 분야의 투자 RSI가 100 이하로 나타나 전반적인 중소기업의 R&D 투자가 2015년보다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분석된다.
중견기업의 경우 2015년보다 투자가 미미하게나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특히 섬유화학과 정보통신 분야의 경우 RSI가 각각 120.8, 111.1로 높게 조사돼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투자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성장둔화와 미국의 금리 인상 이 예상되는 등 대외적 요인과 함께 가계부채 증가, 내수침체로 인한 기업들의 투자 여력이 악화됨에 따라 전반적으로 산업계 R&D의 성장이 정체기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기인 산기협 이사는 "우리나라 R&D 투자의 약 80%가 기업에서 발생하는 등 산업계 R&D 활동이 국가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현 상황에서 대·내외적 요인으로 인해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기존 지원체계의 단순한 확대에서 벗어나 기업현장 수요에 부응하는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지원책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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