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엔씨소프트 등 업종 대장주에 집중
외국인, 포스코·SK하이닉스 등 손절매, LG화학 짭짤
개인, 외국인 판 종목 사들이며 발등…바이오주로 만회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기관 30.02% vs 외국인 14.48% vs 개인 -21.45%.'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투자주체별 성적표다. 기관은 업종 대장주를 집중적으로 사모으며 시장 변동에 대응했고, 외국인은 급락세를 보인 대형주들을 발빠르게 손절매했다. 개인은 외국인들이 내다 판 대형주들을 사모은 게 대규모 손실로 이어졌지만, 코스닥 바이오주들의 활약 덕에 그나마 손실폭을 줄였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난 2일까지 투자주체별 순매수ㆍ순매도 상위 5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기관이 가장 빼어난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은 이 기간 최대주주였던 넥슨과 경영권 분쟁, 모바일 신작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했던 엔씨소프트(순매수 6371억원, 수익률 18.41%), 배당주로 주목받은 KT&G(4667억원, 40.60%), 태양광사업으로 빛을 본 한화케미칼(4544억원, 126.69%) 등을 집중 매수하며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이밖에도 코스닥시장에서 셀트리온(122.14%), 카카오(-3.07%), 컴투스(-3.17%)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업종 대장주로 승부를 봤다.
특히 투신권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투신은 신세계(40.61%), 현대엘리베이(6.82%), 한샘(111.35%), 셀트리온(122.14%), CJ E&M(120.68%) 등을 강하게 매수한 반면 올 들어 2.03% 하락한 삼성전자와 10.25% 하락한 네이버(NAVER)를 가장 많이 내다팔았다. 투신이 올린 평균 수익률은 23.23%로, 금융투자(14.51%), 연기금(2.13%), 은행(0.32%), 보험(10.31%) 등 다른 기관들 보다 뛰어났다.
연기금은 빅 배스로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인 대우조선해양(-67.99%)을 발빠르게 내다팔았지만, 올 들어 급등한 한미사이언스(832.04%), 코오롱생명과학(394.83%), 바이로메드(308.92%)도 팔자에 나서면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반면, 집중 매수한 상위 4개 종목은 삼성전자(-2.03%), KT&G(40.60%), 현대글로비스(-33.45%), SK텔레콤(-12.87%) 등 대부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외국인은 LG화학으로 쏠쏠한 수익을 올렸다. 외국인은 올 들어 네이버(8923억원)를 가장 많이 매수했지만, 주력사업인 라인의 성장성 둔화와 신사업 부진으로 올 들어 주가가 10.25% 떨어지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네이버 주가는 지난 1월 79만원대에서 밀리기 시작해 지난 9월에는 45만원대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외국인이 네이버 다음으로 많이 산 종목은 LG화학(7966억원)이었다. LG화학은 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 들어 74.31%나 뛰었다.
외국인은 올 들어 급락한 포스코(-36.84%)와 SK하이닉스(-34.66%), 삼성전자(-2.03%)를 손절매했다. 외국인 순매도 상위 1~5위에는 삼성전자 2조9490억원, 포스코 8158억원, 삼성전자우 6905억원, SK텔레콤 6770억원, SK하이닉스 6438억원 등이 올랐다.
개인은 외국인이 내다 판 포스코ㆍSK하이닉스를 가장 많이 사들이며 덜미가 잡혔다. 개인은 포스코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조2325억원, 1조2164억원을 사들였다. 개인 순매수가 몰렸던 유가증권시장 상위종목 5종목 가운데 올 들어 상승한 종목은 단 한 종목도 없었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바이오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재미를 쏠쏠하게 봤다. 바이오주의 활약 덕에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개인들이 순매수한 상위 총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56.39%로, 기관(47.32%)과 외국인(80.91%)들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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