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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CJ 한정승인 신청 배경은…'깜깜이' 채무상속 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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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맹희 명예회장, 재산 거의 없는데도 소송비용 270억 부담

[단독]CJ 한정승인 신청 배경은…'깜깜이' 채무상속 방지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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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유족이 법원에 '한정승인'을 신청하면서 고인의 재산과 채무가 얼마나 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J그룹 안팎에서는 고인의 재산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2년 동생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의 소송에서 171억원의 인지대와 변호사 선임비용 100억원 가량을 부담한 것에 미뤄 부채는 상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한정승인 신청은 재산이 없던 고인이 지인들에게 거액의 소송비용을 빌려 마련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제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족으로서는 혹시 모를 우발상속채무를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안전장치인 셈이다.


고인은 삼성가(家)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후 이 회장에게 삼성그룹 총수 자리를 내줬고, 자존심 회복을 위해 개인적으로 제일비료를 설립해 재기를 꿈꿨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1980년 이후 줄곧 해외와 지방을 오가며 삼성과는 무관한 삶을 살았다. 은둔생활을 하다보니 가족과도 오랜 기간 떨어져 지냈다. 보유지분도 없었으며 별다른 소득원도 없이 부인인 손복남 여사와 아들 이재현 회장의 도움을 받아 근근이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 회장으로부터 상속도 거의 받지 못했으며, 상속은 부인과 아들에게 돌아갔다.


1987년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회장 별세 이후 삼성그룹 계열 분리가 본격화된 1994년 부인 손복남 여사가 보유하고 있던 안국화재 지분을 이 회장의 제일제당 주식과 맞교환하면서 지금의 CJ그룹 기틀을 만들었다.


손 여사가 장남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에게 제일제당 주식을 증여, 최대주주가 된 이 회장이 제일제당그룹을 출범시켰다. 이 과정에서도 고인의 역할이나 지분은 전혀 없었다. 고인은 은둔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고인이 2012년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재산분할 소송을 제기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고인(7100억원)을 비롯해 차녀 이숙희씨(1900억원), 차남 이창희 전 새한미디어 회장의 며느리(1000억원)가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4조840여원의 상속재산반환 소송을 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들 공동상속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상속 소송은 엄청난 규모의 소송 비용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고인이 법원에 납부한 인지대만 해도 1심 127억원, 2심 44억여원 등 총 171억원에 달했다. 특히 변호사 선임 비용만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송의 경우 이 회장 등이 반대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져 인지대 등을 납부하는 과정에 가족들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고인의 재산을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유족이 한정승인을 신청했다면 재산과 채무 중 어느 쪽이 더 큰지 알 수 없다는 우려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고인이 암 투병으로 일본과 중국을 오가며 받은 치료비 등은 아들의 도움을 받았겠지만 문제는 소송비용의 출처로, 유족들이 소송비용에 따른 부채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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