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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탄생 100주년]지프차 쪽잠 30개월… '경제고속도로'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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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애국의 길' 경부고속도로… "나는 국가적인 大事 앞에 잠을 잘 수 없었다"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나를 비롯한 현대 임직원들은 국가적인 대사 앞에서 잠을 잘 수 없었다. 아니 잠이 오지 않았다. 그야말로 계절을 느끼지 못할 만큼 열심히 일했다."


[아산 탄생 100주년]지프차 쪽잠 30개월… '경제고속도로' 열었다 1970년 7월 7일 경부고속도로 개통식에 참석한 박정희 전 대통령(왼쪽에서 두 번째), 육영수 여사(가운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오른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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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7월 세계 최단시간에 고속도로 공사를 끝낸 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완공식에서 이렇게 회고했다. 경부고속도로는 1968년 2월 착공, 2년 5개월만에 완공됐다. 당시의 기술수준과 장비로는 도저히 기간내 428㎞의 고속도로를 건설한다는 게 국가적 모험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정 회장은 기계화를 통한 공기단축이 이 사업의 열쇠라고 판단, 당시 국내 경제상황으로서는 천문학적 숫자인 800만달러 규모의 중장비를 투입했다. 이는 당시 한국에 있는 중장비보다 더 많은 물량이었다.

◆"사(私)보다 공(公)이 먼저"=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부탁으로 시작된 이 공사는 정 회장을 민족애적 기업인으로 각인 시킨 사업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를 기반으로 대한민국은 고도성장 시기를 맞았다. 정 회장 역시 "나라가 잘 되는 것이 우리가 잘 될 수 있는 길"이라며 선공후사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 회장의 고집도 대규모가 공사가 성공한 밑거름이 됐다. 정부 발주를 받은 후 토목 담당 임원들과 공사비용 산출을 비롯한 공사방식 연구에 몰두했다. 이를 위해 한 달간 5만분의 1 지도를 들고 서울과 부산 곳곳을 수십 차례 왕복하기도 했다.

공사가 진행되는 30개월간 정 회장은 주로 지프차에서 하루를 보냈다. 서울에서 부산에 이르는 방대한 공사 현장을 매일 방문하기 위해서다. 특히 낮 시간에는 공사 현장에서 직원들을 독려하고 밤 시간에는 차로 다른 현장으로 이동하면서 공사 설계를 점검했다.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도 직원들을 독려하기 위해 정 회장의 지프차를 현장에서 계속 돌린 일화는 아직도 유명하다.


문제가 없지는 않았다. 사업 초기인 예산 산정부터 관련 정부부처와 이견이 발생했다. 국내에 고속도로 공사 경험을 갖춘 건설사가 없다보니 현대건설이 협력사를 교육시키며 공사를 진행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향후 현대건설을 비롯해 대림산업, 동아건설, 삼부토건, 극동건설, 아주토건, 삼환기업 등 16개 국내 업체와 육군 3개 공병대대의 공사 참여가 가능했던 것도 이때문이다.


◆국가대표 기업, 기업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 꼽히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정 회장은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인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무엇보다 정 회장은 현대그룹 내 기술진이 정부 관계부서의 모든 시책을 앞서 리드했다는 사실에 자랑스러워했다. 정부 역시 기업인이 리드했음에도 불구하고 순수 한국기술진과 자본에 의해 이뤄진 성과라는 데 의의를 뒀다.


실제 이 공사에 투입된 인력만 900만명에 달했다. 중장비 165만대, 시멘트 680만포, 아스팔트 47만드럼, 철근 5만톤이 사용됐다. 특히 교육까지 담당했던 현대건설은 다른 업체에 비해 더 많은 구간을 맡았다. 전체 7개 공구 가운데 수원· 천안·대전 등 총 3개 공구(서울~오산, 오산~몽단이, 증약~묘금리간 도합 128㎞)를 직접 시공했다.


미국 '타임'지 역시 60주년 기념판에서 아시아의 영웅으로 정 회장을 선정, 경쟁회사와 투자자들이 '불가능하다'고 비웃던 일을 '하면 된다 정신 just-do-it spirit'으로 해냈다고 소개했다. 또한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해냄으로써 세계은행의 냉소적 전망을 무색케 하는 등 '많은 사람들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한 인물'로 평했고 세계은행조차 경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 한국의 대륙종단 고속도로 건설을 해낸 주역으로서 정 회장을 인정했다.


◆고속도로→국가발전→자동차 개발= 정 회장이 1970년 국가산업 기반을 다진 인물로 평가받는 이유는 경부고속도로 개통 후 국내 수송능력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서다. 실제 국내 화물수송 분담률(ton-km 기준)은 1968년 10.8%에서 1978년 27.8%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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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 성공을 계기로 국내 건설산업에서 정 회장의 입지는 더욱 확고해졌다. 우선 각종 고속도로 사업과 교량 및 터널 공사에서 좀 더 공격적인 참여가 가능해졌다. 경부고속도로와 동시에 착공한 경인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와 남해고속도로가 대표적이다. 이 세 공사는 경부고속도로 못지않은 대규모 예산이 필요했던 탓에 정부에서도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에서 차관으로 공사비를 마련했을 정도였다.


장기적으로는 '자동차 독자 개발'이라는 정 회장의 더 큰 꿈을 자극하기도 했다. 경부고속도로 착공을 앞두고 정 회장은 "한 나라의 국토를 인체에 비유한다면 도로는 인체 내에 흐르는 혈관과 같고 자동차는 혈관 속을 흐르는 피와 같다"며 "도로가 발달하고 자동차가 원활하게 다닐 수 있게 되면 모든 생산과 경제활동이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고 강조했을 정도다.

[아산 탄생 100주년]지프차 쪽잠 30개월… '경제고속도로' 열었다 경부고속도로 공사 현장을 점검 중인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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