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5년마다 칼자루쥐고 흔들겠다는 정부' 면세시장 1위 경쟁력 흔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33초

'5년마다 칼자루쥐고 흔들겠다는 정부' 면세시장 1위 경쟁력 흔들 (맨위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롯데 월드타워점, 신세계 본점, 동대문 케레스타, 동대문 두타
AD


5년마다 이뤄지는 현행 면세사업자 선정 우려 일색
관광경쟁력 강화 장기 과제에 반하는 현실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지난 14일 연내 특허 기한이 만료되는 시내면세점 사업권 4개에 대한 심사 결과가 발표됐다.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서울 내 3개의 사업권 중 2개는 신규 사업자에게 주어졌다.


두산은 기존 호텔롯데 월드타워점 라이선스를, 신세계디에프는 SK네트웍스의 워커힐 면세점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호텔롯데의 소공점과 신세계조선호텔의 부산점 특허권은 기존대로 유지됐다.

이같은 결정으로 기존 면세시장은 확실한 시장 재편이 예상된다. 하지만 기존에 공개된 심사 기준을 바탕으로 분석하기 어려운 심사 결과는 한국 시장의 결정적인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5년마다 이뤄지는 현행 면세사업자 선정도 문제가 있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16일 "지난 7월 결정된 신규 면세사업자 선정 건은 기회 창출과 연계됐던 반면 이번 기존 사업자 변경 건은 한국 면세시장의 효율성을 악화시킬 가능성을 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30여년간 경영 능력과 독보적인 내재 역량을 입증해온 사업자의 권한을 경험과 트랙 레코드가 전무한 업체에게 부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이번 신규 사업자 선정 결과가 관광 경쟁력 강화라는 장기적인 과제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첫 번째로 꼽은 것이 관광 인프라 불균형 심화다. 그는 "명동 상권은 관광객 집중도가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깝다"며 "기타 지역에 미비한 관광 인프라와 역량을 장기간 개선하기 위해 한국의 드문 상대 경쟁력인 면세점에 신규 관광 루트 형성에 대한 의무를 부여해왔다"고 밝혔다. 즉, 송파구와 광진구의 사업권을 시내 인접 지역에 부여한 결정은 정부가 추진해온 균형적 발전 목표와 직접적으로 대립한다고 주장했다.


또 하나는 한국의 시스템적 강점 약화 가능성이다. 인근 시장 대비 월등히 뛰어난 한국 면세 시장의 효율적인 구조와 가격 시스템은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두 업체가 주도적으로 형성해왔다. 서 연구원은 "면세사업은 일반 리테일 시스템과 달리 규모의 경제가 경쟁력의 핵심을 구성한다"며 "상위 업체에 집중된 역량은 전체 시장의 효율성과 소비자의 효용을 극대화한다"고 말했다.


아시아에서는 단일 업체의 독점 구조가 오히려 일반적(태국 King Power, 대만 Ever Rich)이라며 장기간 경쟁력을 입증해온 사업자에 대한 권한 박탈은 전체 시장의 시스템적 효율성을 저해하고 한국의 잠재 리스크를 심화시킨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미 투자된 인프라와 고용 인력의 향방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실제 호텔롯데의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막대한 투자를 집행해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했고 SK네트웍스의 워커힐점도 연말을 목표로 대규모 확장 공사를 진행해왔다. 서 연구원은 "사업자 변경은 이미 집행된 투자와 인프라 측면에서 심각한 비효율을 초래한다"며 "기존 사업장에 연계된 직ㆍ간접 고용 인력의 향후 향방에 대한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광의의 시각에서 면세 산업의 안정성이 흔들림에 따라 신규 고용을 창출해온 순기능이 지속되지 못할 가능성도 내재한다고 덧붙였다.


서 연구원은 "장기간 메이저 업체의 경쟁력 강화는 소비자 대상의 프로모션 증가, 실질 구매가 하락을 주도하고 면세 채널에서의 구매 효율성을 증대해왔다"며 "면세 시장의 리스크 심화는 결국 대외 경쟁력 약화, 궁극적으로 수요 주체인 소비자의 효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