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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렉서스와 다른 길 간다…브랜드 전략 비교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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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제네시스, 렉서스와 다른 길 간다…브랜드 전략 비교해보니 제네시스 EQ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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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4일 글로벌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출범시키자 자동차 업계에서는 고급차 브랜드인 ‘렉서스’를 운용 중인 도요타와 비슷한 전략을 추구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회사에서 두 개의 브랜드를 운용하는 ‘한 지붕 두 브랜드’라는 점에서는 제네시스와 렉서스가 비슷하지만 브랜드 전략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두 브랜드의 가장 큰 차이점은 렉서스가 철저하게 북미 시장에 초점을 두고 론칭한 브랜드인 반면 제네시스는 글로벌 브랜드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도요타는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고급차 고객은 물론이고, 렉서스의 고객이 될 만한 잠재 고객도 철저하게 분석했다. 이런 분석을 토대로 렉서스는 자신들의 고객으로 '드러난 부자'가 아니라 자신들의 부를 과시하고 싶어 하지 않는 ‘숨은 부자’로 설정했다. 렉서스는 당시 이런 사람들을 ‘스텔스 웰스(Stealth Wealth)’라고 명명하고 이들을 집중 공략했다.

‘북미 시장 맞춤형’ 브랜드로 출범한 렉서스는 현재 90여개 국가에 진출해 있지만 미국 시장 판매량이 세계 시장 판매량의 절반을 넘는다. 지난해 렉서스의 세계 시장 판매량 58만2000대 중 미국에서 팔린 차량이 31만대(53.2%)였다.


반면 현대차는 북미 시장뿐만 아니라 유럽 등 선진 시장과 신흥시장의 고급차 수요까지 겨냥해 제네시스 브랜드를 출범시켰다. 제네시스 앞에 붙는 수식어도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로 정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식에서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는 강력한 경쟁자가 존재하지만 우리가 도전하는 이유는 고객에 있다”면서 제네시스의 지향점이 글로벌 시장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자국 시장에 접근하는 방식도 정반대이다. 도요타는 1989년 렉서스를 미국에서 출범시키고도 일본 시장에는 한 동안 렉서스 브랜드를 론칭하지 않았다. 도요타 ‘크라운’ 등 고급차가 있기 때문에 카니발리제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 것.


도요타는 렉서스 출범 후 16년이 지난 2005년에서야 렉서스를 일본 시장에 내놓았다. 하지만 렉서스는 출시 이후 2∼3년간은 일본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렉서스 브랜드를 달고 일본 시장에서 초기에 출시된 모델인 ‘LS430’은 도요타 ‘셀시오’와, 'ES300'은 '윈덤'과 사실상 같은 차량이었던 것.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당시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렉서스 브랜드를 달아서 가격만 높인 것 아니냐’는 반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단 모델을 국내에 먼저 출시할 예정이다. 다음달 국내에 출시되는 EQ900이 첫 테이프를 끊는다. 현대차는 EQ900으로 국내 고급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S600에 내준 실지(失地)를 회복한 뒤 해외로 진출할 계획이다.


두 브랜드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에서도 차이가 있다. 제네시스는 ▲지능형 안전, 직관적 편의 기술, 커넥티비티(연결성) 기반의 사람을 향한 혁신 기술 ▲편안하고 역동적인 주행 성능 ▲동적인 우아함을 지닌 디자인 ▲간결하고 편리한 고객 경험 등의 ‘4대 핵심 속성’을 통해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시킨다는 전략이다.


렉서스는 브랜드 출범 이후 26년 동안 성장을 거듭하면서도 ▲세계 최초의 최첨단 기술의 적용 ▲일본 스타일과 디테일이 가미된 최고 수준의 품질 ▲동급 최고의 정숙한 실내공간 ▲프리미엄 고급차에 걸맞은 매끄럽고 안락한 승차감 등 4가지 특성은 고수하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첨단 기술과 주행 성능 등을 중시하는 점은 공통점이지만 제네시스는 디자인과 고객 경험에, 렉서스는 정숙한 실내 공간에 무게 중심을 두는 점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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