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사실상 포화상태에 다다른 제주공항의 인프라 확충을 위해 '제2공항'을 건설하기로 했지만 제2공항의 활주로가 1본이라는데 대한 부정적 의견이 적지 않다.
현재 운영중인 제주공항의 경우 2본의 활주로로 운영되고 있지만 항공기 이착륙의 97%가 1본의 활주로에서 이뤄지는 만큼 사실상 활주로는 1본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과 다름없는데 신공항마저 활주로가 1개로 건설되면 공항의 운영적인 면에서 비효율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10일 국토교통부는 '제주 공항확충 사전 타당성검토 용역결과'를 발표하고 기존 제주공항을 그대로 운영하면서 할주로 1본의 신공항을 추가로 건설하기로 하고, 오는 2025년 이전에 새로운 공항을 개항하기로 했다.
제주공항은 지난 2005년 이후 연간 1100만명 이상이 꾸준히 방문해왔고, 지난해 2320만명, 올들어 지난 9월까지는 1928만명이 방문했다. 2018년 2830만명, 2020년 3211만명, 2030년에는 4424만명의 방문이 예상되는 등 연평균 4.4%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2050년 제주공항의 국내선 항공기 운항횟수가 26만1000회, 국제선이 3만8000회로 제주공항의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이 현재 제주공항의 슬롯 34회의 2배인 최대 68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더 이상 수용이 불가능한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2011년 1월 제4차 정부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서 제주공항 포화시점을 2025년으로 예측하고 신공항 건설 등의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불과 3년 뒤 국토부에서 '제주 항공수요조사 연구용 결과'를 통해 포화시점을 2018년으로 앞당기면서 제주공항의 인프라 확충은 발등의 불이 됐다.
정부는 기존공항 확장이냐, 신공항으로 이전하고 기존공항을 폐쇄하느냐, 기존공항과 제2공항을 동시에 운영하느냐 등의 세 가지 방안을 놓고 고민을 거듭해왔다.
용역을 맡은 한국항공대 산학협력단은 제주공항의 슬롯을 현재(34회)의 2배 이상인 70~80회로 확대하기 위해 '기존 공항에 활주로 1본 추가 신설안'과 '기존공항 유지·제2공항(활주로 1본) 건설안' 등 2개안을 놓고 경제적·기술적 검토를 진행해왔고, 이날 할주로 1본의 신공항을 추가로 건설해 환경훼손도 줄이고 사업비도 4조1000억원 가량으로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항공 전문가들의 의견은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적잖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제주공항에 근무하는 한 항공전문가는 "할주로가 1본이면 항공기 이착륙을 하나의 활주로에서 모두 소화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공항 운영이 점점 힘들어 진다"면서 "활주로 1본의 신공항은 차라리 만들지 않는 것이 낫다. 기존 공항에 활주로를 하나 더 만드는 것이 백배 더 효울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금 제주공항은 크로스 형태로 설치된 활주로가 2본을 운영하고 있지만 1본은 길이가 짧아서 소형항공기가 이륙할 때만 사용해 사용빈도가 3%에 불과하다. 나머지 97%의 이착륙 수요는 나머지 1본의 활주로에서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상 1본의 활주로만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전문가는 "입지적으로도 불안한 측면이 있고 운영적인 면에서도 작은 공항은 효율이 떨어진다"면서 "인근의 정석비행장과의 안전문제가 대두될 수 있고, 국제선과 국내선을 함께 운영하면서 1본의 활주로로 운영되는 작은 공항은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다. 무안공항이 전철을 밟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서훈택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우리가 판단할때 1본 공항건설 100만평 부지면 되는데 생각한 부지가 150만평이기 때문에 앞으로 확장 가능성도 충분히 고려한 것"이라면서 "수요가 2035년부터 4500만정도 달성되면서 안정화되는데 그 후에도 수요가 증가하면 신산지역이나 기존 제주공항 인프라 확장해서 수요 처리하는 방안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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