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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바닥 드러낸 '보령댐'…내년 3월 고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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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바닥 드러낸 '보령댐'…내년 3월 고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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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보령)=김종화 기자]충남 보령댐은 댐이라기보다 조그만 저수지 같았다. 상류에는 물이 마른지 오래된 듯 수풀이 무성했고, 바닥에 잠겨 드러나지 않아야 할 가물막이댐도 형체를 드러냈다. 취수탑의 수위는 물을 쓸 수 있는 최하 수위인 해발 50m를 불과 7.7m를 남겨둔 채였다.


변종만 한국수자원공사(케이워터) 보령권관리단장은 4일 "최악의 상황이다. 올해 42년 만의 최저 강수량으로 인해 보령댐의 저수율이 20%대 아래로 떨어지면서 이미 심각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현재 사용량 기준으로 예측해보면 보령댐은 140일 이후 완전히 바닥을 드러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극심한 가뭄으로 평소 70m 정도를 유지했던 취수탑의 수위는 연일 낮아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내년 3월이면 댐의 물은 모두 고갈된다. 이를 막기 위해 케이워터는 물사용 20% 절감을 목표로 충남 서북부 8개 시군에 자율적으로 급수조정을 실시 중이다. 오는 10일부터는 더 강한 조치에 들어간다. 물 사용량 20%를 절감하지 못하는 지자체는 강제로 수돗물 공급을 5%가량 줄이기로 했다.


또 멀리 떨어진 금강 물을 끌어다 채우기로 하고 지난달 30일 도수로 공사를 시작했다. 하루 11만5000t 규모의 금강 백제보 하류의 물을 끌어다 보령댐 상류에 공급하는 21㎞의 도수로가 내년 2월 완공되면 댐 고갈은 피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재 전국 18곳의 다목적댐 가운데 보령댐을 포함한 총 9곳에서 용수비축체계를 운영 중이다. 가뭄이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현장을 찾은 최계운 케이워터 사장은 전 국민의 물 절약 동참을 강조했다. 최 사장은 "지난 7월부터 가뭄대책본부를 세우고 용수 비축, 용수 긴급지원, 인근댐 대체 용수 공급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강수량이 워낙 적어 용수부족을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가뭄의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물 절약도 중요하다. 함께 노력해달라"고 호소했다.


당장 내년 봄 농번기가 걱정이라고 하자 최 사장은 "비가 더 적게 내렸지만 내년 6월까지는 견딜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내년 6월 이후 장마가 오지 않을 경우다. 최 사장은 "1회성이 아닌 지속 가능한 개선이 중요하다"면서 "장기적으로 수도시설을 안정화해 유수율을 높이고, 해수담수화 시설 등 대체수자원 확보,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스마트 물 관리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물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 사장은 "물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물값 인상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전반적인 물가관리가 중요하지만 물값관리도 필요하다는 이유다.


케이워터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물값, 즉 수도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톤당 1277원으로 원가의 1.9배, 미국은 1540원(2.3배), 영국 2543원(3.9배), 덴마크 4157원(6.3배)을 받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톤당 660원(광역상수도와 지방상수도 평균)으로 원가의 83.8% 수준이다.


최 사장은 다만 "단번에 원가 만큼 인상할 수는 없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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