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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직장폐쇄' 한화종화 1년 만에 위기…손실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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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임금협상을 둘러싼 한화종합화학 노사 간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면 파업과 사측의 직장폐쇄 맞대응으로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화에 인수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파국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2일 한화종합화학에 따르면 사측은 노조의 전면 파업으로 매일 25억원의 매출손실을 입고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결국 사측은 손실 확대를 우려해 지난달 30일 울산공장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대산공장은 엔지니어들로 대체해 가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울산공장을 재가동하지 않는 이상 손실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화종합화학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을 놓고 수차례 논의를 이어갔지만 의견 합의가 여의치 않자 지난달 29일 임협을 잠정 결렬했다. 지지부진한 협상을 이어가기 보단 냉각기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노조가 지난달 15일 전면 파업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협상 동력을 잃었다.


한화종합화학은 고순도 테레스탈산(PTA)을 주력 생산하는 화학기업이다. 사측은 업황 악화로 적자를 내는 와중에도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산입하고 일시금을 지급하는 등 노조 친화정책에 나섰다. 하지만 노조는 규모가 작다고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더 나아가 ▲직원자녀 우선채용 ▲타업장 발령 금지 등도 요구하고 있다. 올 초 한화 계열사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평균 5500만원 가량의 위로금도 받았다. 급여·복지 수준도 동종업계 최고 수준인 평균 9000만원에 달해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공장이 멈추면서 한화종합화학으로부터 원료를 공급받는 기업들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국내외 거래선에 원료를 정상적으로 공급할 수 없다고 통보한 상태다. ㈜한주를 통해 한화종합화학의 스팀을 공급받아온 삼성정밀화학은 "주원료가 아니어서 영향이 크진 않지만 부담이 되는건 사실"이라며 "스팀 공급처를 바꾸는 등 실무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황 악화에 노사 갈등 악재까지 이어지면서 한화종합화학은 하반기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손실이 더 늘어나기 전에 그룹 차원에서 중재에 나서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화종합화학 관계자는 "PTA 업종 자체가 어려워 정부도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는데 노조는 파업으로만 일관하고 있다"며 "한화 역시 '법과 원칙에 어긋나는 것은 절대 양보하지 않는다'는 기업문화가 있어 양보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조는 사측을 흔들면 뭔가 하나씩 받아냈던 삼성식의 생각을 아직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이라도 생각을 바꾸고 임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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