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시에어라인오픈 최종일 6언더파 '톱 5' 진입, 뒤비송 "17억원 잭팟"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마음은 벌써 상하이로."
안병훈(24)이 1일 밤(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 몽고메리 맥스로열골프장(파72ㆍ7132야드)에서 끝난 터키시에어라인오픈(총상금 7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몰아쳤지만 4위(19언더파 269타)에 그쳐 아쉬움이 컸다. 공동선두에서 출발한 빅토르 뒤비송(프랑스) 역시 6언더파를 작성해 1타 차 우승(22언더파 266타)을 지켰다. 우승상금이 무려 146만7000달러(16억7000만원)다.
이 대회가 바로 유러피언(EPGA)투어의 플레이오프(PO) '파이널시리즈 1차전'이다. 안병훈의 마음이 벌써 'PO 2차전' HSBC챔피언스(총상금 850만 달러)가 열리는 중국 상하이로 달려가는 이유다. PO 랭킹 10위로 올라서 시리즈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는 자리를 확보했다. 이날은 특히 세계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의 동반플레이에서 판정승을 거뒀다는 의미를 더했다.
지난 5월 BMW PGA챔피언십 우승으로 당당하게 메이저 챔프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후 '톱 10' 진입이 단 한 차례도 없을만큼 이유 없는 난조에 시달렸다. 지난 9월 한국에서 열린 신한동해오픈을 제패해 '우승하는 법'을 되찾았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CJ그룹과 3년간 18억원의 타이틀스폰서 계약을 맺어 든든한 지원군까지 얻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실제 300야드를 넘는 장타가 불을 뿜었고, 70%의 그린적중률을 기록한 '송곳 아이언 샷', 여기에 라운드 평균 26.3개의 '짠물퍼팅'을 가미해 막판까지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였다. 나흘 동안 5개의 파5홀에서만 이글 2개와 버디 10개로 14타를 줄였다는 게 놀랍다. 안병훈은 "자신감을 찾았다"며 "남은 무대에서 더욱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현지에서는 뒤비송의 '눈물파티'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2013년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신고했지만 지난해와 올해 2위만 네 차례를 차지하는 등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고배를 마신 마음고생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날은 선두 야코 반질(남아공)에게 2타 차로 뒤지던 마지막 4개 홀에서 3개의 버디를 쓸어 담는 뒷심을 앞세워 극적인 우승을 일궈냈다.
첫날 11언더파라는 기록적인 스코어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던 반질은 5타를 더 줄였지만 '2%'가 부족했다. 2위(21언더파 267타)다. 사흘 연속 5언더파씩을 때리는 일관성을 앞세워 우승에 도전했던 매킬로이 역시 32개의 퍼팅에 발목이 잡혔다.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로 제자리걸음을 걸어 오히려 공동 6위(16언더파 272타)로 순위가 떨어졌다. PO 랭킹은 여전히 1위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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