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차두리(35·FC서울)가 마침내 정상 등극의 목표를 달성했다. 은퇴를 앞두고 국내 무대에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차두리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KEB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오른쪽 측면 수비를 책임지며 90분을 모두 뛰었다. 서울은 3-1로 이겨 우승했다. 안양LG시절이던 1998년 3회 대회 이후 17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차두리는 2013년 서울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입성한 뒤 세 시즌 만에 우승의 꿈을 이뤘다. 그는 첫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하고, 지난해 FA컵 결승에서도 성남FC에 승부차기로 져 2위에 만족했다. 국가대표로 지난 1월 호주에서 열린 AFC 아시안컵에서도 준우승했다. 유럽리그에서는 셀틱 소속으로 2010-2011시즌 스코틀랜드 컵 대회와 2011-2012시즌 정규리그를 제패했으나 국내 무대 우승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FA컵 정상에 올라 아쉬움을 털어냈다.
그는 지난해 FA컵에서 준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겠다는 목표로 고심 끝에 선수생활을 1년 연장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가 끝나면 은퇴를 한다. 서울 선수단은 주장이자 팀의 구심점인 차두리에게 '유종의 미'를 선물하겠다는 각오로 뭉쳤다. 전반 33분 다카하기 요지로(29)의 선제골로 앞서가던 서울은 후반 27분 인천의 교체 선수 이효균(27)에게 동점골을 내줘 오름세가 꺾였다. 그러나 연장전 분위기로 가던 후반 43분 박용우(22)가 미드필드 정면에서 패스한 공을 아드리아노(28)가 벌칙지역 안에서 오른발 터닝슛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넣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몰리나(35)가 오른쪽에서 찬 코너킥이 그대로 골 그물을 흔들며 승부를 매듭지었다. 서울 선수단은 경기가 끝난 뒤 차두리에게 달려가 서로 포옹하며 우승을 축하했다. 홈 팬들도 차두리의 이름을 연호했다. 차두리는 관중석을 향해 감사 인사를 하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서울은 우승상금 2억 원과 다음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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