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G20(주요 20개국) 경제 수장들이 다국적 기업의 조세 회피를 막는 이른바 ‘구글세’ 도입에 합의했다. 이르면 내년부터 다국적 기업이 세율이 낮은 국가에 있는 자회사로 수익을 이전해 세금을 회피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가 각국에서 도입될 전망이다.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은 8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업무 만찬 자리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함께 2년에 걸쳐 논의한 ‘소득 이전을 통한 세원잠식(BEPS)’ 대응 방안을 승인했다.
BEPS는 기존 국제 조세제도의 허점이나 국가간 세법 차이 등을 이용해 글로벌 세부담을 줄이는 조세회피 행위를 말한다. OECD는 BEPS로 인한 글로벌 법인세수 감소분이 매년 전세계 법인세수의 4%~10%(2014년기준 1000억~24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BEPS 대응방안의 대표적 사례는 '구글세'다. 특허같은 무형자산을 조세피난처나 저세율국 소재 계열사에 이전하거나 과도한 자본을 배정하는 방식으로 조세회피하는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대응 방안은 다음 달 터키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의 승인을 받아 최종 확정된다. 한국을 포함한 국가들은 내년 세법 개정안부터 BEPS 대응 방안을 단계적으로 반영하게 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BEPS 대응 방안이 국제조세개혁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각국의 신속한 대응 방안 이행을 강조했다.
이어 "조세회피에 악용되는 국제조세제도의 허점(loophole)을 근절하기 위해선 G20과 OECD 회원국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의 참여가 중요하다"며 "디지털 경제 등 변화된 새로운 경제 환경을 악용하는 조세회피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G20이 국제 조세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각국은 국제 조세기준을 개선하는 한편 기업의 이전가격 정보를 과세 당국간 공유하는 등 세원 투명성을 높이기로 합의했다. 향후 G20은 OECD와 함께 각국의 BEPS 대응방안 이행현황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또한 회의 참석자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논의가 시작된 금융규제개혁안을 올해 마무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금년 G20 정상회의시까지 대마불사 해결을 위한 글로벌 대형은행의 손실흡수능력 규제안(TLAC, Total Loss Absorbing Capacity)을 마련할 계획이다. TLAC는 글로벌 대형은행의 정리시 필요한 손실흡수자금을 사전에 보유토록해 공적자금 투입 등을 방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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