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대우건설의 수천억원대 분식회계가 사실로 드러나자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금융권 및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대우건설에 법정 최고 과징금인 20억원을 부과했다. 2012년 말 결산 기준 10개 사업장에서 3896억원 규모의 분식회계 부정을 저질렀다는 이유에서다.
금융당국은 현 대표이사에게도 1200만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대우건설을 감사하면서 회계감사기준을 위반한 삼일회계법인에 대해서도 과징금 10억6000만원 등 징계 조치를 내렸다.
2년 간의 조사 끝에 대우건설이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으로 최종 결론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향방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여야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의혹이 지속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분식회계 결정이 향후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그 어느 것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분식회계로 결론 날 경우 부정적인 낙인은 물론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이나 이미 확보한 일감에도 영향을 받아, 경영 전체가 마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 발주사들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분식회계 마저 사실로 밝혀지면 기업에 대한 신인도 하락은 불가피하다.
홍석준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최근 조선업계 관련 보고서를 통해 "산업은행의 재무실사 후 대규모 손실이 인식돼 유동성 위기가 커지면 경영정상화의 어려움은 더 높아질 것"이라며 "분식회계 가능성 역시 대외신인도 평가에는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감리가 진행되는 것만으로도 대거 소송이 접수되는 등 비용 부담이 상당해진다"며 "해양플랜트가 인도되기 전까지는 운영 자금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데 채권단 자금동결 혹은 회수로까지 결정나면 분식회계가 아닌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회사에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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