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사측과의 임금 협상에서 난항을 빚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국제축구연맹(FIFA) 본부에 투쟁단을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 투쟁을 통해 대주주이자 FIFA 회장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FIFA 명예부회장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번주까지 임협 진행 상황을 지켜본 후 진척이 없다고 판단되면 21일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FIFA 본부에 노조 간부들로 구성된 투쟁단을 파견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정몽준 명예부회장은) 배당 등으로 결과물만 따먹고 회사 살림은 돌보지 않고 있다"며 "그런 사람이 FIFA 회장이 될 자격이 있는지 그런 문제들을 건의하러 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낙선운동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이어 "낙선운동은 차후 문제"라며 "회사에서 정상적인 협상 태도를 보인다면 안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이번 투쟁은 노사 갈등 상황을 해외에 알리는 한편 대주주인 정 명예부회장을 압박해 임협에서 유리한 상황을 끌고 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오늘도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대화가 전혀 안되고 있다"며 "올 1, 2분기 적자가 안 날 수 있었음에도 사측에서 통상임금 소송과 임협서 유리하도록 적자논리를 만들고 있다"고 강력 반발했다.
파견단은 현대중공업 노조 간부 4명으로 구성된다. 울산 내 사업장을 가진 다른 노조와의 연계 투쟁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견이 확정될 경우 세계노동기구(ILO)에도 산재 등과 관련해 투쟁계획을 전달,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과의 임협 협상이 어려워지자 지난달 26일부터 간헐적으로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조선업종 노조연대(조선노연)과 함께 공동 파업도 벌였다. 오는 17일에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7시간 연대파업도 추진 중이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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