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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자디클] 전쟁 비극 알린 사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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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 한 장의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궜다. 터키 휴양지 바닷가에서 발견된 3살배기 아이의 시신을 찍은 사진이었다. 청색 반바지와 빨간색 티셔츠를 입은 아이는 해변 모래에 얼굴을 묻고 있었고 파도는 속절없이 몸을 적시고 있었다. 아일란 쿠르디라는 이름의 이 아이는 가족과 함께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피해 탈출하다 배가 전복돼 목숨을 잃었고 시신이 바닷가로 떠밀려온 것이라는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졌다. 숨지기 직전 마지막으로 한 말은 "아빠 제발 죽지말아요"였다고 한다.


쿠르디는 시리아 난민이었다. 그의 고향은 IS와 쿠르드족 민병대의 전투가 계속되는 곳이다. 쿠르디의 사진은 내전을 피해 유럽으로 탈출하는 시리아 난민들이 처한 비극적인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이 사진은 '#인도주의가 파도에 휩쓸려오다'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트위터 등에서 공유됐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다음 생에는 전쟁이 없는 곳에서 태어나길 기원한다"며 쿠르디의 명복을 빌었고 사진에 천사의 날개를 합성하기도 했다. 시리아의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던 한 SNS 사용자는 "3살짜리 아이가 저렇게 죽음을 맞아야 한다는 것이 너무 충격적"이라고 했다. 쿠르디를 희생시킨 어른들의 전쟁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3살 시리아 난민의 죽음은 그 누구도 아닌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했고 "정치나 종교의 갈등으로 얼마나 더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하는 것인가"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었다. "전쟁이 비극이라는 사실을 가장 가슴 아프게 보여주는 사진"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 사진은 또 4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 내전과 그로 인한 난민 문제에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게 만들었다. 한 네티즌은 "그동안 난민 문제에 무관심했던 것이 부끄럽다. 국제사회가 난민들의 절박한 상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썼고 "전쟁 난민에 관심이 없었는데 이제 이 문제를 주목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은 네티즌도 있었다.


유럽 정부들이 난민 수용에 나서는 계기도 됐다. 한 장의 사진이 더 이상 난민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인도주의의 위기에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더 큰 희생을 치러야 한다"는 외침이 쏟아졌다.


난민 수용 대책을 두고 손익을 따지던 유럽 각국 정부의 태도도 변했다고 한다. 난민을 받아들인다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던 영국도 계속해서 난민을 받겠다고 했다.


쿠르디의 사진은 전쟁의 결과를 가슴 아프게 보여준다. 이 비극은 남의 일이 아니다. 쿠르디의 주검은 얼마 전 지뢰 도발을 둘러싼 남북의 긴장 상황에서 터져 나왔던 '전쟁 불사'라는 목소리가 얼마나 무책임한 것이었는지 알려준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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