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아시아경제 정동훈 인턴기자] 이청용(27·크리스털 팰리스)이 다시 일어섰다. 1년 10개월 만에 국가대표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이청용은 3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8-0 승)에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와 대승의 발판인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9분 홍철(25·성남)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해 그물을 흔들었다.
이청용이 대표팀 경기에서 골을 넣은 것은 2013년 11월 스위스와의 친선 경기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이날 이청용은 득점뿐만 아니라 맏형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기성용(26·스완지시티)과 함께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했다. 이청용이 후반 31분 이재성(23·전북)과 교체되자 관중 3만205명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청용은 부상으로 중요한 시기마다 쓰러져 축구팬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2009년 볼턴 원더러스에 입단한 그는 두 시즌 동안 일곱 골과 도움 아홉 개를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적응을 마쳤다. 그러나 2011년 7월 잉글랜드 4부 리그 팀 뉴포트 카운티와의 친선 경기에서 상대편 수비수 톰 밀러의 거친 태클로 정강이가 부러졌다. 9개월 동안 재활에 매진했다. 2011-12시즌 37라운드 웨스트 브로미치와의 경기에서 복귀했으나 팀의 2부 리그 강등을 막기엔 역부족했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경쟁하던 그는 지난 1월 크리스털 팰리스로 이적하면서 프리미어리그에 복귀했다. 그러나 부상이 또 한 번 발목을 잡았다. 2015 호주 아시안컵 오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오른쪽 정강이뼈에 실금이 갔다. 소속팀 주전 경쟁을 앞두고 부상을 당해 한동안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다. 지난 3월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왔지만 야닉 볼라시에(26), 윌프레드 자하(23)에 밀려 출장기회가 적었다.
1년 10개월만의 대표팀 골은 반전의 기회다. 이청용 역시 대표팀 경기를 기다렸다. 그는 지난달 31일 대표팀 첫 훈련에서 "대표팀에서 뛸 수 있는 체력이 넉넉하다. 개인적으로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기회로 삼고 싶다"고 했다. 바람이 현실로 이뤄졌다. 국가대표 경기를 통해 '블루드래곤'이 다시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정동훈 인턴기자 hooney531@asiae.co.kr
김현민 사진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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