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2013년~2014년 일선학교 내 성폭력이 하루 평균 3.2건 꼴로 발생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학생 간 성폭력이 전체의 79%를 차지할 만큼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에도 불구, 교육당국은 실태조사 및 대응 매뉴얼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배재정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전국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학교 내 성폭력 발생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이듬해까지 학교 내에서 발생한 성폭력은 총 2357건으로 집계된다.
피해 유형별로는 성추행이 1182건으로 가장 많은 발생빈도를 보였고 성희롱 716건, 성폭행 459건 등이 뒤를 이었다. 가해자 및 피해자 구분에서 가해자는 학생 2020명(85.7%)·교직원 179명(7.6%)·외부인 158명(6.7%) 등의 순을, 피해자는 학생 2532명(95%)·교직원 77명(3%)·외부인 45명(2%) 등으로 학생들의 성폭력 노출 정도가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방증했다.
특히 학생 간 성폭력은 1995건(79%), 교직원이 학생을 상대로 저지른 성폭력은 103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그러나 일선학교 내 성폭력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반면 교육부 등은 실태조사 조차하고 있지 않아 심각성을 더한다. 실제 교육부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설립된 2013년 이전 현황에 대해선 발생 건수 외에 피해유형 등의 통계자료를 내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의원은 “교육부가 파악한 자료만으로는 학교 내 성폭력 실태를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학교 성폭력이 학생 간 또는 교사 또는 외부인에 의해 발생하는 등 유형이 다양해짐에 따라 교육부가 나서 유형별 대안을 마련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1월 3억29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성교육 교사용 지도서’를 제작, 일선학교에 배포한 바 있다. 그러나 지도서 내용이 ▲남자가 데이트 비용을 내는 것이 성폭력의 원인으로 작용 ▲(성폭력 대처법) 단호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등의 수박 겉핥기식으로 짜여져 있어 실효성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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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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