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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 시대 종언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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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서울시의 뉴타운 직권해제 조치는 지난 3년간 박원순 시장이 추진해 온 뉴타운 수습책의 마지막 방점을 찍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대규모 철거 후 전면 아파트 건설방식이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데다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뉴타운 출구전략은 계속 힘을 받아왔다.

이번에 직권해제하는 구역들은 사업성이 떨어지고 추진 주체가 아예 활동을 접은 곳들이다. 주민 의사를 물어 뉴타운 사업 존폐를 결정할 수도 없는 최악의 상황에 놓인 곳들을 추려서 서울시가 직접 뉴타운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일반 재개발을 포함한 서울시내 전체 683개 구역 중 36%를 차지하는 245개 구역은 이미 주민들의 뜻에 따라 해제됐다. 나머지 438개 구역 중 추진주체가 없는 111곳은 일정기간동안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일몰제 등으로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

추진주체가 있는 327개 구역 중 정상 추진 중인 곳은 행정재정적으로 적극 지원하고, 정체돼 있는 곳은 갈등조정전문가 파견 등을 통해 향후 진로 결정을 돕고 있다.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된 44개 구역 중 27개 구역을 이번에 서울시 직권으로 해제하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직권해제 대상 구역들은 더 이상 손을 쓰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곳들로 뉴타운 수습책의 최종적인 정리 작업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들어간 사용비용 문제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주민 의사가 아닌 직권해제를 할 경우에는 공공이 비용 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달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지원 근거가 마련되면서 서울시가 곧바로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뉴타운 사업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임 중이던 2002년 시작돼 부동산 개발 열풍의 진원지 역할을 했다. 강남에 비해 낙후된 강북 지역 재개발로 균형 발전을 이루겠다는 명분이었다. 초기에는 지정되기만 하면 막대한 개발이익을 거둘 것이란 기대감이 팽배했다. 하지만 우후죽순식으로 과다 지정된 것이 문제였다.


성동구 하왕십리동 일대 왕십리뉴타운과 성북구 길음·정릉동 일대 길음뉴타운, 은평구 진관동 일대 은평뉴타운 등 3곳이 시범 사업지로 선정됐으며 이 지역의 아파트값이 한 해에 20%가량 치솟기도 했다.


뉴타운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인식됐고 정치적 목적과 결합했다. 2004년 총선과 2006년 지방선거에서 후보들은 앞다퉈 뉴타운 공약을 내걸었다. 2004년 총선 당시 한나라당이 49개 지역구 가운데 40%곳을 차지했으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뉴타운 추가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2003년 강북구 미아동과 서대문구 홍제동 등 2차 뉴타운 12곳, 2005년 송파구 마천거여동을 비롯한 3차 뉴타운 11곳이 추가로 선정됐다. 서울 전체 면적에서 뉴타운 지역에 차지하는 비중이 4~5%에 이를 정도였다. 서울에서 시작된 뉴타운 열풍은 경기, 인천, 부산 등으로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뉴타운은 장밋빛에서 잿빛으로 변해갔다. 부동산 경기기 급격히 꺾이자 개발을 통한 기대이익이 줄고, 그만큼 주민들이 분담해야 할 금액이 눈덩이처럼 부풀었다. 찬반으로 나뉜 주민들 간 분쟁과 소송이 줄을 이었다. 오 전 시장은 공약을 뒤집어 “추가적인 뉴타운 선정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박원순 시장은 취임하자마자 뉴타운 문제의 해법 찾기에 나서 2012년 1월 이른바 ‘뉴타운 출구전략’을 선언했다. 주민 의사에 따라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는 원칙 아래 영세 가옥주와 세입자 보호에 방점을 찍었다. 전면 철거 재개발 방식은 더 이상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인식이었다. 대신 낡은 주택을 수선하고 주차장 등 주거 인프라를 확충하는 ‘마을만들기’나 소규모 재개발인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을 대안으로 제시해 왔다.


한남뉴타운처럼 입지가 좋고 비교적 사업에 속도를 내는 곳도 경관 계획이나 일부 보존이 필요한 구역 등을 고려해 개발계획을 새로 수립해야 한다는 게 서울시의 방침이다.


뉴타운 사업은 부동산 경기가 정점을 찍었던 시기에 태동했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모델이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다소 활기를 띠고 있으나 수억원의 분담금을 내면서까지 사업을 강행하기에는 여전히 전망이 불확실하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무분별한 전면 철거 재개발 방식은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며 “최근 경기가 나아졌지만 사업 추진이 안 되던 외곽 지역까지 동력을 회복하기는 어렵다. 사업이 지속되는 곳만 전폭적으로 지원해 속도를 내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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