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올 들어 삼성전자를 비롯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국민연금 포트폴리오도 울상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량보유보고 기준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 지분가치는 작년 말 대비 14.91% 감소한 18조518억원(1일 종가 환산)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21조2161억원에 달하던 지분가치가 8개월 만에 3조원 넘게 감소한 것이다.
국민연금은 삼성전자(지분율 8.00%), 삼성정밀화학(5.17%), 삼성중공업(4.04%), 삼성증권(9.24%), 삼성SDI(8.21%), 삼성물산(11.61%), 삼성엔지니어링(5.01%), 삼성전기(5.06%), 삼성화재(8.07%), 제일기획(10.22%), 제일모직(5.04%), 에스원(6.06%), 호텔신라(12.61%) 등 13개 상장 삼성계열사 지분을 보유 중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전체 자산의 19.3%(95조8000억원)를 국내주식에 투자 중인 국민연금은 그 중 5분의 1 남짓을 삼성그룹주로 채우고 있다. 국민연금이 포트폴리오에 담지 않은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는 삼성카드, 삼성생명, 삼성에스디에스, 크레듀 등 4곳 뿐이다.
삼성중공업(-44.36%), 삼성엔지니어링(-29.95%), 삼성SDI(-27.84%) 등 올 들어 부진한 삼성그룹 계열사 주가 흐름이 국민연금 포트폴리오에도 생채기를 냈다. 특히 작년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 비중 17.8%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이 큰 타격을 줬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132만7000원에 거래를 마친 삼성전자 주가는 어두운 IT모바일(IM) 부문 실적 전망 등에 발목 잡히며 현재 110만원 아래(1일 종가, 108만5000원)로 떨어진 상태다. 올 들어 18.24% 하락한 주가로 시가총액도 160조원 아래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삼성전자 시총 감소율은 세계 100대 기업 가운데 6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비단 삼성그룹뿐만 아니라 국내 시총 상위종목들도 올해 부진한 주가 흐름으로 국민연금 포트폴리오에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작년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 비중 상위 10종목 가운데 올해 주가가 우상향한 종목은 한국전력(13.58%) 단 한 곳 뿐이다. 투자비중 2~5위 SK하이닉스(-27.96%), 현대차(-13.31%), NAVER(-33.15%), POSCO(-32.49%)가 모두 부진한 흐름을 기록했다.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가운데 삼성전자 및 이들 상위 5종목에 투자한 비중은 30.4% 수준이다.
한편 흡수합병된 종목 등을 제외하고 올 상반기 기준 국민연금이 대량보유보고한 212개 종목 가운데 코스닥 종목은 53개사, 25%에 그쳤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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