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수출국 제외하면 절하율 가장 높아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원화 실질실효환율이 한달새 2% 넘게 떨어졌다.
19일 국제결제은행(BIS)이 매달 발표하는 국가별 실질실효환율 집계를 보면 한국의 7월 실질실효환율(2010년 100 기준)은 112.42로, 전달 대비 2.2% 하락했다.
실질실효환율은 세계 각국의 물가와 교역 비중을 고려해 각국 통화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기준연도(2010년)보다 그 나라 화폐 가치가 고평가됐고 100보다 낮으면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한국의 실질실효환율은 지난 4월 117.73을 기록해 2008년 2월 이후 7년여 만에 최고치를 나타낸 이후 5월 116.25, 6월 114.95로 석 달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원화 가치의 하락 폭은 주요 통화 가운데서도 가장 큰 편에 속한다.
6월 대비 7월 실질실효환율이 원화(-2.2%)보다 더 크게 하락한 국가는 BIS 조사대상 61개국 중 콜롬비아(-5.6%), 러시아(-3.8%), 뉴질랜드(-3.4%), 캐나다(-3.3%), 호주(-3.0%), 브라질(-2.5%), 노르웨이(-2.4%), 멕시코(-2.3%) 등 8개국에 불과했다.
이들은 대부분 최근 원자재 가격 급락의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자원수출국들로, 이들을 제외하면 사실상 한국의 통화 절하폭이 가장 컸다.
원화가치 급락의 주요 배경으로는 미국의 금리인상 예고, 그리스 위기, 중국의 증시 불안 등이 꼽힌다.
급격한 원화 약세로 그동안 엔화나 유로화 대비 환율 경쟁력 악화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수출기업의 수익성 개선과 경쟁력 확보에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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