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중국의 위안화 절하와 미국의 통화정책 변경을 앞둔 우려 등에 원화 환율이 요동치면서 국내증시 및 경기를 압박하고 있다. 환차손 우려를 의식한 외국인의 매도세가 심화되면서 국내증시는 의미있는 반등세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대체로 시장에서는 여전히 신흥국 대비 차별화 된 국내시장의 펀더멘탈을 근거로 원화 강세의 추세적 성향은 꺾이지 않았다는 믿음이 강하다. 일시적 이벤트에 따라 원화가치가 급락했지만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 중인 상황에서 원화는 차차 강세로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낙관론을 가지기에는 국내 경제 펀더멘탈이 점차 취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무역수지는 지난해 4분기 이후 뚜렷하게 수출증가보다는 수입감소에 기인한 불황형 흑자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며 "유가와 원자재 가격 약세에 따른 수입단가 하락이 없다면 국내 무역수지는 이미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불황형 흑자는 경기 및 증시에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과거 일본의 경우와 같이 펀더멘탈 대비 환율이 지나치게 고평가되며 수출경쟁력 및 실물경기 침체를 지속시킨다는 점이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불황형 흑자 역시 일본처럼 장기화될지 일시적인 것인지 단언키는 어려워도 원화 약세 구도가 바로 강세로 추세반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 연구원은 "중국의 위안화 약세와 더불어 하반기 중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여전히 강력한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또한 원화는 경쟁통화 대비로 상대적으로 고평가돼왔고 최근들어 이것이 해소되기 시작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므로 중국 위안화 관련 단기 이벤트가 해소된 이후에도 하반기동안 펀더멘탈 개선이 단기간 나타나기 어렵다면 원화 약세기조 역시 시장 기대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정 연구원은 "원화 환율 급락에 아직 낙관적인 시각을 가지기는 이른 상황"이라며 "펀더멘탈 개선 전까지는 환율문제로 인한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보다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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