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5000만원 가입자, 5년동안 매년 2000만원씩 국내 주식형펀드 투자시, 누적수익률 20%면 세금 130만원 줄어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권해영 기자] 정부가 도입을 결정한 한국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ndividual Savings AccountㆍISA)는 그동안 출시된 재형저축, 소득공제장기펀드 등과 기본적으로 비슷한 일몰형 세제혜택 상품으로 운영되지만 가입자격은 완화하고 납입한도, 편입상품 등을 확대하면서 상품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한국형 ISA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를 제외한 모든 근로소득자와 사업소득자에게 개방했다. 2015년 일몰 예정인 재형저축은 연간 총 급여 5000만원 이하,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 근로자나 사업자로 제한했고 소득공제장기펀드 역시 총 급여 5000만원 이하를 가입기준으로 삼았다.
납입한도는 연 2000만원으로 대폭 끌어올리고, 편입상품의 범위를 확대했다. 적용 세제의 범위는 다르지만 납입한도가 연 1200만원, 600만원인 재형저축과 소득공제장기펀드보다 많다.
편입상품도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해 주가연계증권(ELS) 등으로 확대했다. 고위험 투자상품을 포함시켜 가입자의 성향과 시장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재형저축과 소득공제장기펀드가 포함할 수 없었던 투자 상품까지 한 계좌에서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의무가입기간은 5년으로 정해 가입자의 부담을 덜었다. 재형저축은 의무가입기간을 7년으로 하고 추가고 3년 연장할 수 있도록 했고, 소득공제장기펀드는 의무가입기간 5년에 추가로 5년 연장이 가능했다. 최근 출시된 세제혜택 상품 중에서 의무가입기간이 가장 짧은 셈이다.
세제혜택은 얼마나 될까. 연봉 5000만원인 A씨가 앞으로 5년간 매년 2000만원씩 국내 주식형펀드에 투자해 5년 후 2000만원의 투자수익을 올렸다고 가정하면 ISA을 활용할 경우 약 130만원을 절세할 수 있다.
기타 계좌를 통해 투자할 경우 A씨의 금융소득은 2000만원으로 이 때 세율은 이자ㆍ배당소득세(14%), 지방소득세(1.4%)를 합한 15.4%가 적용된다. A씨의 투자수익은 2000만원, 세율은 15.4%이므로 A씨가 납부해야 할 세금은 총 308만원이다. 반면 ISA 계좌를 활용하면 A씨가 납부해야 할 세금이 178만2000원으로 줄어든다. ISA 계좌에서 발생한 투자수익은 200만원 한도까지는 비과세하고 남은 금액에 대해서는 분리과세(9%)와 지방소득세(0.9%)를 합해 9.9% 세율로 과세하기 때문이다. A씨의 투자수익 2000만원 중 200만원은 비과세하고, 남은 1800만원에 대해 9.9%의 세율로 과세하는 식이다.
연봉이 높은 경우 절세 효과는 더 커진다. 연봉 1억원인 B씨가 5년동안 연간 2000만원씩 국내 주식형펀드에 투자해 5년 후 3000만원의 수익을 얻었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는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했기 때문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일반적으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면 금융소득 2000만원까지는 이자ㆍ배당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합한 15.4%가 적용되고, 2000만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종합소득 세율을 적용받는다. 종합소득 세율은 근로소득에 따라 다른데 연봉 1억원인 경우 기본세율 24%와 지방소득세 2.4%를 합한 26.4%의 세율이 적용된다. B씨의 경우 2000만원까지는 15.4%의 세율이 적용돼 308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남은 1000만원에 대해서는 26.4%의 세율이 적용돼 264만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이에 따라 B씨가 납부해야 할 세금은 총 572만원이다.
ISA 계좌를 활용하면 B씨는 투자수익 3000만원 중 200만원에 대해서는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남은 2800만원에 대해 분리과세와 지방소득세를 합한 9.9%가 과세되므로 B씨가 납부해야 할 금액은 277만2000원이다. 같은 펀드에 가입한다고 가정할 때 기타 계좌를 통해 가입하면 572만원, ISA 계좌를 통해 가입하면 277만2000원의 세금을 내게 된다. 따라서 B씨가 ISA 계좌를 통해 펀드에 투자할 경우 294만8000원의 절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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