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 부작용 조절하는 새로운 인자 발견

국내 연구팀, 새로운 인자 '지에이디디45베타(GADD45β)' 발견

▲GADD45β 유전자 결핍 생쥐와 정상 생쥐에서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한 간독성 비교 결과.[사진제공=한국연구재단]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국내 연구팀이 타이레놀로 잘 알려져 있는 아세트아미노펜 과용으로 유발되는 급성 간독성을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인자 '지에이디디45베타(GADD45β)'를 발견했다.

타이레놀이라는 상품명으로 잘 알려져 있는 아세트아미노펜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해열·진통제이다. 성인 기준 하루 4g 이하의 용량을 섭취했을 때는 특별한 부작용이 없다. 지나치게 섭취하면 간에 심각한 중독 작용을 일으켜 급성 간독성에 의한 사망에까지 이른다.

아세트아미노펜의 부작용 보고는 2011년 1500여건에서 2013년 4000건 이상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한 급성 간독성이 발생하면 아세틸시스테인(N-acetylcysteine)을 투여해 항산화 능력을 증진시켜 주는 치료법을 쓰고 있다. 아세틸시스테인은 특유의 냄새로 구토를 유발하거나 많이 투여했을 때 이상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보다 효율적이며 우수한 치료법 개발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에게 다양한 내·외부 자극에 의한 세포 반응을 조절하는 유전자인 GADD45β를 결핍시켰다. 그 결과 아세트아미노펜 간독성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활성산소에 의해 손상 자극은 차이가 없었는데 다른 간 손상 유발의 중요한 원인인 제이앤케이(JNK)가 급격하고 지속적으로 활성화됨을 발견했다. 이런 쥐는 급성 간독성 발병률과 사망률이 두 배 가량 높아졌다. 따라서 GADD45β가 결핍되면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한 간 손상이 심해지게 됨을 알 수 있었다.

GADD45β 발현을 증가시키는 메트포민(metformin)을 투여한 생쥐에서는 아세트아미노펜 급성 간독성 억제 효과가 약 두 배 증가함을 확인했다. 이 성과는 아세트아미노펜 급성 간독성의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철호 박사와 김용훈 박사, 황정환 박사(이상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이 이번 연구를 이끌었다. 연구 결과는 간 연구 분야의 학술지인 저널 오브 헤파톨로지(Journal of Hepatology) 7월호(논문명: Metformin Ameliorates Acetaminophen Hepatotoxicity via Gadd45β-Dependent Regulation of JNK Signaling in Mice)에 실렸다.

이철호 박사는 "이번 연구는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한 급성 간독성 유발과정에 새로운 독성억제 조절인자로서 GADD45β의 기능을 처음으로 규명한 사례"라며 "앞으로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한 급성 간손상 제어에 대한 연구와 효과적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반지식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