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전 자사주 취득 완료 예정…합병 통과 후 하락한 제일모직, 삼성물산 주가 상승 여부 주목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제일모직이 오는 9월1일 합병기일 전까지 자사주 매입에 속도를 낸다. 자사주 매입 가속화로 합병 결정 후 약세인 제일모직, 삼성물산 주가를 얼마나 끌어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8월말까지 자사주 매입을 완료할 예정이다.
당초 오는 10월23일까지 자사주 250만주 매입 방침을 밝힌 제일모직이 자사주 취득을 서두르는 것은 삼성물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자사주 처분 후 3개월 동안은 재취득이 불가능하다. 삼성물산이 KCC에 자사주를 매각한 시점은 지난달 10일로, 회사측은 9월10일까지는 자사주를 매입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제일모직은 삼성물산과 합병하기 전 자사주 매입을 완료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논란을 차단할 방침이다. 제일모직 거래가 정지되는 다음달 27일 이전이 사실상 자사주 매입 시한이다.
제일모직이 자사주 매입을 서두르면서 금융투자 업계의 시선은 지지부진한 양사 주가의 상승 여부로 모아진다. 제일모직은 합병을 결정한 지난 17일부터 28일까지 13.9% 하락했다(16일 주가 기준).
지난 24~28일 제일모직이 매입한 자사주는 36만5755주다. 제일모직이 남은 한달동안 매입하게 될 자사주는 200만여주 규모다. 이 정도 규모면 강력한 주가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제일모직이 8월 한 달동안 일 평균 10만주 이상을 매입해야 하는데 이는 최근 제일모직 일평균 거래량(68만6015주)의 15% 수준으로 높다는 맥락에서다. 제일모직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게 되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이하를 터치한 삼성물산 주가도 상승할 전망이다.
실제 이날 오전 9시42분 현재 제일모직은 전일 대비 1.5% 오른 16만9500원에, 삼성물산은 같은 시간 전거래일보다 1.40% 오른 5만7800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 주가가 매수청구기준가격 수준으로 내려오면서 매수청구 기한인 8월6일까지는 제일모직의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이 예상된다"며 "양사 합병 가결 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가는 합병비율 1대0.35로 움직이고 있어 제일모직 주가에 따라 삼성물산 주가가 연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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