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원동 반포한양아파트, 반포동 삼호가든4차아파트, 서초한양아파트 등 3곳 7월 하순~8월 중순 석면 해체ㆍ철거 진행중..."제대로 된 감리·감시 등 조처 없어"....인근에 학교 9곳, 인구 10만여명 거주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서울 강남고속터미널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는 아파트 재건축 공사장에서 대규모 석면 철거작업이 무방비 상태로 진행 되면서 인근 10만여 주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27일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현재 서울 서초구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인근에서는 14곳의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데, 이중 잠원동 반포한양아파트, 반포동 삼호가든4차아파트, 서초한양아파트 등 3곳에서 7월 하순~8월 중순 사이 학생들의 방학기간을 이용해 석면 해체ㆍ철거가 진행 중이다.
이 3개 아파트 측이 최근 해체 공사를 위해 고용노동부 측에 제출한 석면조사보고서에는 이번 철거 작업의 대상인 석면자재 사용 면적은 약 2만㎡로, 축구장 2.7개 넓이에 무게는 235t가량에 달한다. 석면 자재의 종류는 빔라이트라고 불리는 천장재ㆍ칸막이재가 대부분이다.
단지 별로는 반포한양아파트가 120t, 1만1470.38㎡, 삼호가든4차아파트가 80t, 7029.58㎡, 서초한양아파트 14.8t 844.44㎡씩 석면자재가 사용돼 있는 상태다.
특히 이 3개 아파트 주변에는 석면 해체 작업에 따른 피해가 예상되는 반경 500m 이내에 9개 초중고교가 있고 여기에 있는 학생ㆍ교직원 숫자가 1만1000여명에 달한다. 거주 인구도 서초구 잠원동, 반포1동, 반포3동, 반포4동 등 4만가구 10만여명에 이른다.
문제는 이번 해체 공사로 심각한 환경 오염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반포한양아파트의 석면자재 중 63%가 실외 복도 칸막이로 쓰인 백석면 15% 포함 빔라이트인데, 면적이 7248㎡로 축구장 면적보다 크다. 실외에서 해체 제거 작업을 할 경우 먼지가 비산하는 것을 차단하기가 사실상 어렵고, 작업과정과 운반시 파손이 발생할 경우에도 확산을 막기가 어렵다. 삼호가든 4차 아파트의 경우 11층~12층에 석면의 70%가 밀집돼 있는데 도배 등으로 인해 석면 비산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지상 30m 높이에서 석면 먼지가 발생할 경우 더 멀리 퍼질 우려가 높다.
실제 환경부의 2008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석면해체 작업장의 주변 환경에 대해 조사한 결과 63개 시료 중 18개(28.6%)에서 석면이 검출됐으며, 이중 기준치(0.01개/cc)를 초과한 시료도 있었다.
이 단체는 또 현재 석면안전관리법상 석면 감리제도를 두어 노출 방지대책을 세우도록 했지만, 이곳 아파트 공사장의 경우 석면철거업체의 임원이 세운 감리회사가 감리를 맡고 있어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꼴'이라고 지적했다. 주민들에게 자세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고 주민 감시단 활동도 없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단체는 주민설명회 개최 및 석면철거현장에 대한 안내판ㆍCCTV설치, 현장 내외부 모니터링 시간ㆍ횟수 늘리기 및 흡착먼지ㆍ토양 오염 조사, 석면철거 관련 지자체 홈페이지 안내 개선, 객관적이고 공정한 감리제도 운영, 주민대표ㆍ학부모ㆍ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주민감시단 구성 등을 촉구했다.
한편 석면은 1급 발암 물질로 일반 건물처럼 '철거'가 아니라 최대한 비산을 방지하고 파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해체·제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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