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최근 국제 금값 하락으로 한국은행이 금 투자에서 1조8000억원에 달하는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됐다.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원석 의원(정의당)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간 금 매입 현황’ 자료를 보면 2011∼2013년 한은이 사들인 금은 총 90t에 달했다.
한은은 김중수 전 총재 재임 시절 금 보유량 확충 계획을 세우고 2011년 40t, 2012년 30t, 2013년 20t 등을 샀다. 이에 따라 2010년 8월 14.4t 수준이었던 한은의 금 보유량은 당시 104.4t으로 늘었다. 한은의 금 보유량은 2013년 이후 변화는 없는 상태다.
전체 외환보유액 대비 금의 비율이 주변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임을 고려하면 보유자산 다변화 차원에서 금 보유량 확대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한은의 집중적인 금 매입이 국제금값이 사상 최고대를 기록했던 시점에 몰렸다는 게 문제다. 박 의원 자료를 보면 한은이 2011∼2013년 사들인 금 90t의 매입가는 약 47억1000만 달러다. 한은은 외환보유액을 매달 공표하면서 보유 금의 가치를 시세가 아닌 매입 당시의 장부가를 기준으로 기재하고 있다.
현시세(1트로이온스당 1085.5달러 적용)를 적용한 금 90t의 가치는 약 31억4000만 달러로, 평가손실액은 매입가 대비 15억7000만 달러(약 1조8000억원)에 달한다. 시가를 적용한 금 90t의 평가가치가 장부가 대비 3분의 2로 줄어든 것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 급락과 함께 국제금값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어 평가손실은 더 커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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