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라틴 아메리카 주요국 통화들이 일제히 추락하고 있다. 강달러 기조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콜롬비아 페소는 20일(현지시간) 11년 만에 최저치인 달러당 2737.87페소로 내려갔다. 콜롬비아 페소는 지난 5월 중반 이후에만 12% 빠졌다. 유가하락에 따라 경상적자가 16년래 최대치로 불어난 것의 타격을 받았다.
칠레 페소 역시 이달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주력 수출품인 구리값 급락에 따른 것이다. 칠레는 세계 구리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최대 생산국이다. 브라질 헤알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16% 넘게 내려갔고 신흥국 통화중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멕시코 페소도 올 들어 7.4% 빠졌다. 금·구리·납 등을 수출하는 페루의 경우 솔의 가치가 지난 1년간 14% 하락했다.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달러 강세, 중국의 저성장 등 모든 상황이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에겐 악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달 글로벌 경제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라틴 아메리카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0.9%에서 0.5%로 하향 조정했다. 이대로라면 이 지역의 성장률은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무라증권의 베니토 베르베르 라틴아메리카 전략가는 "라틴 아메리카는 미국 양적완화의 덕분에 그동안 투자금이 견실하게 유입됐다"면서 "미국이 서서히 긴축을 한다고 해도 통화 약세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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