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조찬 특강…계열사 대표이사 및 임원 400여명 참석
"리더는 모든 결과 책임지고 적재적소에 인재 배치해야"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직원에게 1%의 희박한 가능성이 있더라도 그 잠재력을 100%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리더의 역할입니다. 부모의 마음으로 직원을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올 시즌 프로야구 돌풍의 주역인 한화이글스 김성근 감독이 한화그룹 임원 400여명에게 건넨 말이다. 그는 한화그룹 7월 임원조찬 특강을 맞아 '야구와 조직리더십'을 주제로 100분간 열띤 강연을 펼쳤다.
20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특강에는 김연배 한화생명 부회장을 비롯해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금춘수 사장 등 계열사 대표이사 및 임원 400명이 참석했다. 지난달 한화로 건너온 김철교 한화테크윈 사장을 비롯해 한화탈레스, 한화종합화학, 한화토탈 등 빅딜 4사 대표이사 및 임원 90여명도 참석했다.
김 감독은 "시즌 중 이렇게 일찍 일어나본 적이 거의 없었다"며 "오랜만에 양복을 입어보니 체중이 6킬로 빠져선지 배가 홀쭉해서 옷이 안 맞는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본인이 생각하는 리더의 모습에 대해서도 힘줘 말했다. 그는 "세상은 나를 비정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리더란 내가 욕 먹더라도 나와 함께 하는 사람이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나도 정에 약하지만 그래서는 사람도 조직도 만들어 낼 수 없다"며 "비정해 보일지 모르지만 더 나은 조직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이어 "약한 조직은 사이좋게 지내는 조직"이라며 "조직은 공동의식을 나누는 것이고 공동체의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화이글스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게 된 실마리도 소개했다. 김 감독은 오키나와 훈련캠프를 예로 들며 "원래 연습경기 중에는 우리팀에게 지시를 내리지 않고 상태팀을 전력을 탐색하는데 그날따라 선수들이 과거처럼 어깨가 축 쳐져있어 긴급하게 이기자는 작전지시를 내렸고 8회에 역전했다"며 "그때 선수들에게 하면 이길 수 있다는 승부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심어줬고 오늘의 한화이글스를 만든 계기가 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리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준비과정과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준비는 누가 일일이 따지지 않기에 허술하게 할 수 있지만 결국 결과가 말을 해준다"며 "리더가 준비하지 않고 공부하지 않으면서 부하들에게만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리더로서의 준비자세와 결과가 나쁠 때 책임은 고스란히 리더가 지는 것"이라며 "부하들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리더를 "선수들의 잠재력을 하나하나 들여다 보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김 감독은 "경기가 잘 안풀리는 날에는 혼자서 1~2시간 정도 걸으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향후 대책과 함께 항상 '김성근 정신차려라'로 결론을 내린다"며 부하에게 깊은 애정과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힘든 상황이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감독은 "리더가 바람, 역경을 피하면 그 바람은 아랫사람과 조직에 향한다"며 "결국 리더가 앞장서 맞서고 피하지 않는 자세로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것이 끝날 때, 즉 조직에서 언젠가 나올 때 '남겨둔 일 없이 깨끗하고 미련 없이 할 수 있도록 있는 동안에 전력투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화그룹의 임원조찬특강은 2004년부터 전 계열사 대표이사 및 상무보 이상 임원을 대상으로 매달 열린다. 간단한 조식 후 100여분간 사회 저명인사, 경영 및 혁신 관련 전문가, 인문학, 예술분야 등 다양한 분야의 강사를 초청해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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