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학생 78만여명이 빌린 학자금 2조4200여억원, 빌린 돈 갚지 못해 소송 등에 휘말린 사람 6500여명…학자금 대출, 무리한 확대 자제와 대상자 선별 필요
[아시아경제 정일웅 기자] 학자금 대출의 악순환에 대학생들의 허리는 휘고 한숨은 깊어진다. 통과의례처럼 진학한 대학, 만만찮은 등록금에 낮춰진 대출문턱을 넘어보지만 가야할 길이 막막하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 곧 대출상환의 출발점이 되는 현실에 젊은 세대의 어깨가 무거워진다.
학자금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해 힘들어하는 사회초년생들이 늘고 있다. 정부가 등록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든든 학자금 대출’ 등의 정책들을 내놨으나 실효성에 물음표를 던지는 이들이 적잖다. 정부 정책이 근본적 문제해결에 앞서 눈앞에 놓인 문제를 먼저 풀자는 식으로 맞춰지면서다.
15일 한국장학재단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학자금을 빌린 대학생은 총 78만3700여명으로 빌린 돈은 2조4200여억원에 이른다.
지역별론 서울 18만3811명(6765억원), 경기도 15만4517명(5031억원) 등으로 대출자가 많았다. 부산(6만2001명·1665억원), 충남도(5만9753명·1828억원), 경상북도(5만 84명·1453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대전(3만4458명·950억원)과 세종(6599명·209억원)은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각각 6위와 15위를 기록했다.
학자금 대출규모가 커진 만큼 제때 갚지 못하고 법적조치를 받게 되는 사회초년생도 늘고 있다.
지난해 전국에선 6500여명이 학자금 대출액을 갚지 못해 소송, 가압류, 강제집행 등의 조치를 받았다. 항목별 현황에선 소송 6086명, 가압류 458명, 강제집행 8명 등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소송에 휘말린 대학생 수는 2010년과 비교할 때 약 16배 늘었다. 반면 가압류는 같은 시점과 비교해 절반 이상 줄었고 강제집행은 비슷한 수준이다.
법적조치의 지역별 소송현황에선 경기도가 1245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849건), 부산(671건), 경북(518건), 충남(366건) 등이 뒤를 이었다. 대전은 292명이 소송에 휘말려 전국에서 7번째로 많은 건수를 기록했다. 세종은 51명이 소송에 걸려있어 울산(32)에 이어 두 번째로 건수가 적었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학자금 대출제도는 ‘든든 학자금’ 대출이 시작되면서 대출액과 인원 수 등 규모면에서 빠르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정치적 논리 등으로 학자금대출제도가 지나치게 많이 운영되면서 청년층의 가계 빚 문제가 악화되고 있다”며 “대출금 갚기 부진은 엄청난 재정부담과 대학졸업자들이 신용불량자가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든든 학자금’ 등 관련정부정책으로 학자금대출 갚는 시기 조정은 일시적 효과가 있을 뿐 근본해결책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졸업 후 미취업으로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지원대상 대학생의 학업성취도를 감안한 지원방안이 필요하다”며 “든든 학자금 대출대상을 일정수준 이상의 학점을 받은 학생으로 제한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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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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