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수요미식회, 집밥 백선생, 냉장고를 부탁해, 한식대첩, 삼시세끼…'
최근 먹방(음식 소개 방송)에 이은 쿡방(요리 방송)이 주를 이루면서 셰프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예전과 다른 점은 고급레스토랑의 셰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집안 냉장고에 있는 간단한 재료로 만드는 요리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집밥 요리에 열광하는 주요 원인이 심리적 공허함, 1인 가족화와 경기불황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먹방이 크게 인기를 얻으면서 학계에서는 현대화에 따른 스트레스와 핵가족화에 따른 심리적 공허함을 원초적 욕구인 먹는 것으로 해소한다는 해석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인간의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에 대응해 방어능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부신피질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분비하며, 턱근육의 메인신경을 통해 치아를 깨물게 하는 운동명령을 전달하게 된다. 이 때 음식을 먹게 되면 음식의 당분이 세로토닌을 자극해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준다.
심리학에서는 스트레스에 의한 퇴행(regression)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자신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심리적 발달의 초기단계인 구강기(Oral Period)로 돌아가서 만족감을 얻는다는 해석이다. 현대인들이 이 사회에서 살아가려면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해야한다는 뜻이다.
김 연구원은 "스트레스 해소와 함께 경기 둔화가 가세했다"며 "그동안 맛집 투어로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거나, 먹방을 보며 심리적 공허함을 채웠다면, 이제는 이러한 욕구는 충족시키면서 얇아진 지갑을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가처분 소득이 계속 감소함에 따라 적은 예산으로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대안을 찾고, 이에 대한 심리적 안도감이 발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국내에서의 먹방, 쿡방 열풍처럼 과거 일본도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고 밝혔다. 1983년 시작된 만화 '맛의 달인'이 식도락이 광풍(그르메 붐)을 일으켰고, 1993년 후지TV의 요리 대결 프로그램인'요리의 철인'이 고급 식재료로 요리하는 셰프를 선망의 대상으로 올려놓았다고 밝혔다. 이후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B급 구르메(누구나 싸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을 선발하는 B-1그랑프리가 흥행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관련 일본 기업의 주가도 크게 상승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일본 경기 침체기인 1990년부터 2003년 동안 기본 식재료 관련 기업인 하우스푸드의 상대수익률은 40%, 프랜차이즈 관련 기업인 OHSHO는 70%, KAO(기본 식재료 및 생활용품 관련 기업)는200%, AEON(편의점 관련 기업)은 100%를 기록했다.
김 연구원은 "식품에는 이연소비가 없다"며 "메르스가 확산되도 식품소비는 비탄력적"이라고 강조했다.
외식산업도 동반 확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소득 상위계층을 겨냥한 호텔신라, 보다 안전한 창업과 불황에 따른 합리적 소비에 근거한 프랜차이즈 관련 신세계푸드, 롯데푸드 등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이어 "B급 구르메를 향한 직접 요리의 활성화로 CJ제일제당, 대상, 풀무원, 동원(동원홈푸드), 샘표식품 등 기본 식재료관련 기업의 매출은 요리 트렌드와 더불어 불황일수록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환 플레이는 덤"이라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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