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에 사정 바람이 몰아치면서 내년 총선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2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며 새정치연합 소속 박지원·김한길·신계륜·신학용·박기춘·문희상 의원 등이 재판 중이거나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한명숙 의원도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9일 서울고법에서 저축은행 로비 사건 관련 일부 유죄 판결을 받은 박지원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사고가 난 회사에서 돈을 받을 만큼의 바보가 아니다"면서 "저는 결백하다. 저축은행 돈을 단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에 대한 검찰 수사와 재판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입법로비 의혹과 관련 신계륜·신학용 의원 1심 재판이 오는 17일 열린다. 검찰은 각각 징역 7년과 5년형을 구형했다. 이에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한길 전 대표는 야당 탄압이라는 당의 방침에 따라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다. 분양대행업체로 부터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박기춘 의원도 다음 주 중 검찰 소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9억여원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8302만원을 선고받았던 한명숙 의원도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시점을 보면 선거에 이용될 확률도 높아 보인다"면서 "권력 집단이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정치 공세, 여론 조작 등으로 진실을 외면한 일이 얼마나 많았나. 그런 일이 재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법무부 장관 출신인 황교안 국무총리 취임 이후 사정 정국이 본격 시작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원내대표가 "검찰의 공안탄압은 정권 내리막길의 막차"라며 강하게 반발한 것도 이 같은 인식 때문이다.
새정치연합 원내 핵심 관계자는 "(야당 의원 수사에 대한) 불만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면서도 "일부 의원은 혐의가 야당탄압이라고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수위를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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