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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돈이다]모르면 괴물, 알면 영물, 속으면 요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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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아느냐…선사시대 조개껍질 생선뼈, 돼지꿈 꾸면 날 만날수 있다던데

두둥~
무협영화라면 틀림없이 호쾌한 효과음이 터졌을 거야. 주인공의 극적으로 보여줘야 마땅한 법이니까. 하지만 여기는 텍스트들이 좌우행렬로 늘어선 신문지면. 그러니 '두, 둥' 저 두 글자로 등장 효과를 갈음하는 수밖에. 서론이 길었네. 나는 '돈'이야. 화폐, 통화, 머니, 캐시라고도 하지. 애칭은 '쩐'. 한자 '전(錢)'의 된소리지. 나에 대한 사람들의 격한 사랑이 그렇게 표출되는 거 잘 알아. 인류 역사와 함께 해온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겠어. 나야말로 인류의 과거이자 현재이자 미래이지. 인류의 행복과 꿈과 야망과 미래, 나아가 이 모든 것이 나로 인해 시작하고 진화하지. 어때? '쩐의 전설'이라고 할 만하지. 이제부터 나의 전설을 들려줄게.


나로 끝나는 말은 참 많아. 용돈, 생돈, 빚돈, 눈먼돈, 이자 돈, 쌈짓돈, 노잣돈, 잔돈, 큰돈, 용돈, 목돈, 거스름돈, 웃돈, 뭉칫돈…. 사람들이 나에 대해 무엇을 좋아하나 궁금해서 네이버에 물어봤지. 돈의 기원? 돈의 뿌리? 돈의 역사? 아니더라고. '돈 1000만원으로 1억만들기', '돈 잘버는 직업', '집에서 돈 많이 버는 방법', '돈 많이 버는 알바', '인터넷으로 돈버는 방법' 따위가 연관 검색어인거야. 역시 사람들은 나를 좋아해. 본능적으로 아주 발랄하게.

내 나이가 궁금하지? 활자나 시장이랑 엇비슷한 때 태어났다고 보면 돼. 어디보자. 여기 있네. <창세기, 37:28> 이게 나에 대한 최초의 기록이야.  "그때에 미디안 상인들이 지나가고 있는지라 형이 요셉을 구덩이에서 끌어올리고 은 이십에 그를 이스마엘 사람들에게 팔매 그 상인들이 요셉을 데리고 애굽으로 갔더라."


'은 이십' 이게 아마 나를 말하는 거겠지. 주화는 기원전 7세기 말에 나왔지만 은 화폐는 메소포타미아에서 BC 24세기 전부터 시작됐다고 하더라고. 저 창세기 구절에 따르면, BC2세기 초에 노예와 은을 교환하는 거래가 배경이자나. 이집트 벽화 같은 것을 보면 그때 은괴 덩어리를 무게 달아 썼던 기록도 있어. 돈을 내야 할 때 돈 가치를 그때그때 천칭에 달아 계산한 거지. 혹은 메소포타미아 문명 중 하나인 바빌로니아 왕국에서 썼던 화폐를 최초로 보기도 하지. 어쨌든 내 나이는 무려 4000살이지(다들 무릎 꿇어!). 시간을 더 거슬러갈 수도 있어. 선사시대에는 조개껍질로 나를 많이 만들었다지. 희귀한 생선뼈, 커다란 돌, 가죽, 소 같은 가축도 나를 대신했어. 지금은 동전이나 지폐를 거쳐 카드속 숫자로 유령처럼 존재하기도 하지.

[나는 돈이다]모르면 괴물, 알면 영물, 속으면 요물 쩐 신상명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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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성격? 김찬호라고 '돈의 인문학'이란 책 쓴 아저씨가 내 성격을 이렇게 요약해놨네. ① 소지가 간편하다 ② 한순간 획득할 수 있고 소유권 유지가 쉽다 ③ 간단하게 증여된다 ④ 은닉이 쉽다 ⑤ 가치중립적이다 ⑥ 자가증식한다.


이제 꿈 얘기를 해볼게. 내가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다면 정말 좋겠지? '대박' 얘기를 할 때마다 항상 나오는게 '돼지꿈'이야. 돼지란 동물이 그래. 새끼를 여러 마리 낳고 쑥쑥 잘 크니까 재물이나 이권의 번창을 상징하는 게 있지.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 중에 "돼지 우리를 치우려다 어미 돼지와 싸워서 이기는 꿈을 꿨다"고 말한 것을 들어봤지.


그런 탓에 돼지꿈은 꿈풀이의 상황도 다양해. 돼지를 등에 지거나, 몰아오거나 차에 싣고 오면 재물이 생긴다거나, 방 안에서 돼지와 싸우다 목을 누르면 큰 사업체나 재물을 소유한다 거나 하는 내용들이지. 돼지가 꿈에 나온다고 반드시 길몽도 아니야. 돼지를 사다 잡아서 팔아 먹으면 '팔아버린 고기 수량에 비례해 돈을 잃거나 남에게 주게 된다'고 풀이하는 사람도 있어. 돼지고기를 씹어먹으면 답답하고 따분한 일에 종사한다는 해몽도 고개가 끄덕여지지. 죽은 돼지를 가져 오거나, 집안으로 들어오려는 돼지를 쫓아내거나, 자신의 돼지를 잃어버리거나 하는 내용도 좋은 꿈은 아니지.


돼지꿈만 돈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야. 진짜 돈이 나오는 꿈은 어떨까? 돈 자체가 상징하는 게 많아. 인격, 가치, 사연, 편지를 뜻하지. 길에서 동전 주워 호주머니에 넣으면 다음날 친구들과 싸운대. 빛나는 새 동전이 생기면 얻은 수만큼 친구나 직장이 생기고. 남이 준 돈이 문서나 편지로 변하면 누군가의 강압적인 요구, 명령, 지시를 따라야 하는 상황이 펼쳐진다지 아마. 하늘에 지폐가 떨어져 쌓이면 사업으로 돈을 벌거나 편지를 받는다고도 하네. 현실과 비슷한 꿈도 있어 지갑에 지폐가 꽉 차 있으면 재물 권리가 만족할 만큼 생긴다네.


[나는 돈이다]모르면 괴물, 알면 영물, 속으면 요물 -


돈벼락 맞는 꿈 중에서 최고는 복권당첨자들이 꾸는 꿈이야. 어떤 사람은 꿈에서 보이는 숫자가 가슴에 남아 있어서 기억해뒀다가 복권을 사서 당첨됐지. 또 어떤 사람은 돌아가신 부모님이 꿈에 나와 5만원 2장을 주신 걸 보고 복권을 긁었더니 당첨됐다 그러더라고.


좋은 꿈을 꾸면 다들 복권을 사나봐. 로또 복권 1등 당첨자들한테 "왜 복권을 사냐"고 물었더니 응답자 116명 중 20명이 "좋은 꿈을 꿔서"라고 답했다는 거야. 나눔로또에서 조사해보니 로또 1등에 당첨된 사람이 꾼 꿈 중에선 '조상'에 대한 내용이 26%로 가장 많고 돼지 등 동물 꿈과 불ㆍ물에 대한 꿈, 대통령이 등장하는 꿈'등이 12%로 공동 2위였대. 그런데 이거 알아? 복권에 당첨될 확률이 약 814만분의 1이라잖아. 이건 올해 벼락 맞을 확률인 50만분의 1보다도 낮은 어마어마한 수치야. 그래도 누군가는 대박을 맞잖아. 그게 나라면, 이라는 희망을 가져봐. 오늘밤 '내 꿈' 꾸면서.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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