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6월 우리 경제가 수출 부진과 함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의 여파로 성장세가 약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발간한 '6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민간소비에 대한 메르스의 부정적 여파로 인해 전반적인 성장세가 약화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KDI는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광공업생산이 저조한 수준에 정체돼 있는 등 경기 전반이 둔화되고 있다"면서 "수출은 6월 중 일평균 기준으로 비교적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광공업 생산 및 출하도 부진이 이어지면서 제조업평균가동률은 금년 중 가장 낮은 73.4%까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또 "5월 중 투자 관련 지표도 설비투자의 증가세가 둔화됐으며, 건설투자도 건축 및 토목 부문 모두에서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KDI는 "민간소비도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메르스의 부정적 여파가 크게 나타나면서 그 동안의 개선 추세가 일시적으로 위축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서비스업생산은 5월 중 최근의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으며, 6월 들어서는 메르스의 영향이 집중된 일부 업종이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이어 "서비스업생산은 5월 중 전년동월대비 2.4%를 기록해 전월(4.0%)보다 증가세가 둔화됐다"며 "메르스의 부정적 여파가 집중된 6월에는 숙박업, 여가, 관광업 등이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서비스업생산이 약화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6월 1~4주 기간 중 주요 서비스업 카드승인액은 숙박업(전년동기대비 -15.5%), 여행사(-10.0%), 문화?여가(-16.7%), 병?의원(-10.5%) 등에서 감소했다.
KDI는 "당분간 관광, 여가, 음식?숙박 등 일부 서비스업이 부진하겠지만, 메르스가 우리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점차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DI는 이와 함께 "제조업 출하의 감소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재고율은 전월에 이어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향후에도 생산이 부진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출하는 내수 출하(-1.5%)와 수출 출하(-4.2%)가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월(-1.8%)에 비해 감소폭이 확대된 ?2.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전월(127.2%)과 유사한 127.3%를 기록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그러면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광공업생산 및 건설기성액 감소에 주로 기인해 기준치(100)를 소폭 하회하는 수준(99.8)까지 하락하며 경기가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작년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이는 주로 국내 경기와 직접적인 관련이 적은 대외지표의 개선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경기회복을 신호하는 것으로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스 사태에 대해서는 "그리스의 채무불이행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됐으나, 현 상황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유로존의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유지되는 한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지만, 그리스 관련 사태가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대외 불확실성은 당분간 높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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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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