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대통령 거부권 행사는 삼권분립 헌법 정신 훼손"
강기정 "왜 국회법 개정 필요하게 됐는지 더 숙고해야"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홍유라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은 25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비판했다. 만약 박 대통령이 실제 거부권을 행사하고 여당이 재의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향후 국회 의사일정에 대한 협상을 거부하겠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에 이송된 국회법 개정안은 여야 국회의원 211명이 찬성하고 국회의장이 중재까지 한 법안"이라면서 "대통령께서 거부권 행사로 이 나라를 정쟁의 장으로 내몰지 않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 중진의원조차 거부권 행사에 깊은 우려 표하고 있다"며 "대통령께서 헌법 정신을 존중하고 메르스 국가 위기 상황을 감안한다면 거부권 행사에 신중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만약 대통령께서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삼권분립의 헌법 정신 훼손되고, 이 나라는 정쟁으로 내몰릴 것"이라며 "나라의 삼각추 한 다리를 훼손한 채 휘청거리고, 삼권분립의 굳건한 세 다리가 무너지면서 휘청거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정 당 정책위 의장 역시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국민 위에 군림하는 총통적 대통령"이라며 "대통령 염려 하는데, 토 달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는 상황"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대통령은 왜 국회법 개정이 필요하게 됐는지 더 숙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여 협상을 담당하는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야가 합의한 국회법이 여당내 갈등 봉합의 제물이 된다면 더 이상 실리도, 더 이상 협상도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수석은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회 역시 헌법 절차에 따라 재의 절차를 밟는 것이 원칙"이라며 "그런데 당청 관계만 걱정해 자동 폐기 운운하는 건 청와대 심기 보살피기가 더 중요하다는 뜻인지 새누리당에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부의 초법적인 시행령을 견제하는 국회법을 스스로 포기하는 건 국회가 부여한 입법권과 행정부의 견제권을 동시에 버리는 것"이라며 새누리당을 향해 국회법 개정안의 재의 절차를 밟을 것을 촉구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