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순자산 10억달러 넘어…출연료보다 주식투자로 재산 늘려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중국 TV 드라마 '황제의 딸(還珠格格·1998)'로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끈 여배우 자오웨이(趙薇)의 순자산이 최근 10억달러(약 1조1200억원) 선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오는 현지 언론 매체들 사이에서 '중국 쇼 비즈니스 업계의 워런 버핏'으로 불릴 만큼 투자의 귀재다.
그러나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는 자오의 재산이 남편 황여우룽(黃有龍)과 공유하는 것이어서 자오 단독으로 '세계 억만장자'에 포함되진 않는다고 밝혔다. 억만장자 리스트에 포함되려면 부부 공동 재산이 20억달러는 돼야 한다.
자오의 수입원은 TV·영화·광고 출연료와 빼어난 투자 수익이다. 그는 중국의 건강·미용 제품에서부터 와인·모터사이클에 이르기까지 120가지가 넘는 제품의 광고 모델로 활동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드비어스, 베르사체, 제냐, 디오르, 예거 르쿨트르, 모토롤라 같은 서양 브랜드의 광고에도 등장했다.
그는 프랑스의 와인 제조업체, 싱가포르의 고급 장신구 소매업체에 투자해 짭짤한 재미를 본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러나 자오에게 가장 큰 부(富)를 안겨준 것은 주식투자다. 지난해 6월 그의 막역한 친구인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은 당시 차이나비전(文化中國傳播)으로 불리던 적자 영화사 지분 61%를 13억달러에 사들였다.
이후 마 회장은 차이나비전이라는 회사명을 알리바바픽처스그룹(阿里巴巴影業集團)으로 바꿨다. 영화업계를 잘 모르는 그는 자오에게 알리바바픽처스에 투자해달라고 부탁했다. 물론 시장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자오는 알리바바픽처스 지분 9.18%를 4억달러에 매입했다. 이후 홍콩 주식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지난해 12월 알리바바픽처스의 시가총액은 96억달러로 치솟았다. 그 덕에 자오 부부의 지분 가치는 7억6200만달러로 급증했다.
중국 동부 산악지대인 안후이(安徽)성 우후에서 태어난 자오는 자신이 영화배우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여배우라면 무릇 아름다워야 하는데 자기의 미모가 그저 그렇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랬던 자오가 영화에 처음 등장한 것이 17세 때다. 궁리 주연의 영화 '화혼(畵魂·1994)' 제작진이 자오의 고향 우후로 촬영차 찾아온 것이다. 이때 제작진 눈에 띈 자오는 엑스트라로 '화혼'에 모습을 비쳤다.
우후사범학교에 다니던 자오는 이후 영화배우로 진로를 바꿨다. 사범학교를 자퇴한 그는 상하이(上海)로 건너가 전설적인 영화감독 셰진(謝晋)이 세운 영화예술학교에 들어갔다. 그리고 20세가 된 1996년 베이징(北京)영화학원에 수석 입학했다. 아직 학생 신분이었던 그는 '황제의 딸' 출연을 계기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자오는 이듬해인 1999년 첫 음반을 출시해 가수까지 겸하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우리가 잃어버릴 청춘(致我們終將逝去的靑春)'을 연출해 감독으로 데뷔하기도 했다.
자오는 물심양면으로 자선활동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2002년 중국소년아동발전기금회의 '희망공정', 2005년 유엔아동기금, 2008년 중국홍십자회의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기부도 했다. 2011년에는 이런 공로로 '자선 스타상'을 받았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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