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그리스 채무협상에 대한 낙관적 전망 등 대외호조에 힘입어 코스피는 2080선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현재 반등세가 단순히 그동안 부진에 따른 기술적 반등인지 상승랠리가 재개되는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2분기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실적 시즌을 앞두고 실망스런 기업실적 여파가 다시 증시에 밀어닥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투자자들 입장에서 경계심을 완전히 놓고 상승랠리 재개를 기대하기는 힘든 시장상황이라고 짚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여파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내수주의 이익전망치 하향이 이어지고 있고 대형주도 에너지업종을 제외하고는 엔저여파 등에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의미있는 반등의 시기가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는만큼 투자에 유의해야한다는 분석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지난 23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대비 1.27% 상승해 208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 지수가 1% 이상 상승한건 5월22일 이후 한달만이다.
최근 5거래일 연속 코스피지수가 상승중이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3일을 제외하고 나머지 4거래일간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또한 특징적인 주도주가 발견되지도 않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고점이었던 22일 이후 3% 하락했는데 이 기간동안 상승업종은 섬유의복, 비금속, 의약품, 유통업, 화학, 기계 등 6개 업종에 불과하고 이들 역시 등락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수급측면에서도 뚜렷한 특징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근 기관이 6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동기간 매수금액은 8300억원 수준으로 높지 않다. 기관은 그 이전 14거래일간 연일 순매도를 기록하며 1조8000억원의 순매도세를 보였다.
외국인 수급상황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 8일 이후 12거래일간 1조7000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다행히 아직은 일시적 수급공백을 가져왔을 뿐 지난 4개월간 코스피에서만 10조원 넘게 순매수했던 점을 고려하면 금액 측면에서 영향력은 미미한 편이다.
다른 대내외 변수들이 개입하고 있다해도 근본적으로는 2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이익전망치가 최근 4주 연속 하향조정됐고 하향조정폭도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메르스 화산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내수주의 추가적 하향조정은 불가피하며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추가경정예산편성이 논의되고 있지만 기준금리 효과도 미미했고 추경이 집행되고 그 시기는 3분기 이후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2분기는 지난해 2분기 세월호 참사에 따른 기저효과로 가파른 소비회복이 기대됐기에 실망감이 더 크게 느껴질 것이다. 그나마 유가안정에 따른 정유, 화학업종의 전망치 상향조정이 돋보이고 제약 및 바이오업종은 전망치 상향조정과 주가상승이 동반 중이다.
기대를 모았던 항공, 기계, 건설업종 등 산업재 섹터 내 주요업종은 하향조정이 지속되고 있다. 이들 업종의 경우 이익부진이 턴어라운드 시기를 지연시킬 수 있으므로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 전일 코스피가 2080선을 회복하며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것으로 풀이되지만 아직 낙관은 이른 시점이다. 그리스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고 정부가 메르스와 가뭄 등으로 얼어붙은 경기를 살리기 위해 2년만에 추경을 검토키로 하자 대외불확실성 완화와 맞물려 단기 상승 모멘텀을 찾은 것으로 판단된다. 아직은 지나친 낙관보다 시장 상황을 알고 작은 수익률에도 만족할 줄 아는 경계가 필요하다.
기술적으로 국내증시는 단기 저점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대외악재는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나 뚜렷한 상승모멘텀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급상으로도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지속되면서 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분기말을 앞두고 기관의 윈도드레싱 효과가 나타날 것을 고려하면 전일 대형주 상승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당분간 대형주와 중소형주간 간극 줄이기 및 순환매가 예상되는 이유다.
그러므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낙폭과대 대형주에 대한 단기 관심이 필요해보인다. 전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경우 거래량이 증가하며 하락추세선을 돌파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월말을 겨냥한 포스코, SK텔레콤 등 낙폭과대 대형주의 저점매수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코스피는 하락추세선이자 60일선인 2090선이 1차 저항선이 될 전망이다. 2차 저항선은 2130선 내외다. 단기적으로는 2050~2130선 사이에서 움직임이 예상된다. 음식료, 섬유의복, 유통, 통신 등 내수관련업종과 기계, 전기전자 등 낙폭과대업종에 대한 단기 관심이 필요하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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