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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뉴스]신경숙 1998년 이미 ‘신도리코’ 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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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짜장] (1) '과연 정말로'라는 뜻의 순우리말 (2) 춘장을 볶은 중국풍 소스.
짜장뉴스는 각종 인터넷 이슈의 막전막후를 짜장면처럼 맛있게 비벼 내놓겠습니다. 과연? 정말로?


최근 온라인에서 소설가 신경숙씨의 표절을 비판하면서 등장한 비유가 ‘신도리코’다.

신도리코는 복사기 브랜드다. 신씨가 여러 작품을 복사기처럼 베껴왔다고 해서 그를 신도리코라고 부른 것이다.


신씨가 표절 의혹이 불거지기 전에 실제로 그가 졸업한 서울예술대학에서 ‘신도리코’라는 별칭으로 불렸다고 알려졌다.

1998년 가을 서울예술대학 예장동 캠퍼스엔 ‘동문회의 밤’ 행사가 열릴 예정이었다. 동문회의 밤이면 등단한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출신 선배들은 모교에 찾아와 낭송회를 했다.


당시 문예창작과 2학년생 ‘기하’(필명)는 낭송회에 동문 선배인 신경숙 작가도 온다는 소식을 듣는다. 술자리에서 이 일이 화제가 되자 김모 선배는 기하에게 이렇게 물었다.


“신도리코도 와?”


기하는 이런 비아냥이 못마땅했다. 신씨의 표절은 2000년에 수면 위로 올라오기 전까지는 아는 사람이 매우 드물었다. 기하도 신씨의 표절 행위를 모르고 있었다.


기하는 선배에게 심하게 대들었다.
“형이 신경숙 선배만큼 못쓰니까 배 아픈 것은 알겠는데, 흉하니까 그러지 마세요.”


선배는 술을 마시다말고 기하를 자신의 자취방에 데려간다. 벽 3면이 책으로 둘러싸인 자취방에서 선배는 기하에게 신경숙의 소설과 다른 작가의 작품을 비교해 보여줬다.


기하는 하늘같은 대선배의 치부를 드러내는 그가 싫었다.
“억울하면 형도 베끼면 되잖아.”
기하는 버럭 화를 내며 이렇게 말하고 나와버렸다.


다른 동문들도 신경숙씨를 신도리코라고 불렀을까. 23일 기자와 통화에서 기하는 “그 부분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선배는 신경숙의 표절을 어떻게 알게 됐을까. 신씨처럼 선배도 좋은 작품의 구절을 수첩에 옮겨 적어두곤 했다. 많은 문학지망생들이 문학 수업 과정으로 택한 필사 작업이었다. 신씨는 자신의 필사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그냥 눈으로 읽을 때와 한 자 한 자 노트에 옮겨 적어볼 때와 그 소설들의 느낌은 달랐다. 소설 밑바닥으로 흐르고 있는 양감을 훨씬 더 세밀히 느낄 수가 있었다. 그 부조리들, 그 절망감들, 그 미학들.”(산문집 ‘아름다운 그늘’ 중)


기하는 최근 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이야기를 전하고 선배의 수첩은 신씨의 소설 외에 다른 작가의 소설에서 메모해둔 구절들로 빼곡했다고 전했다.


후기. 지난해 그 선배가 타계했다. 장례식장 벽면은 선배가 쓴 시가 출력된 A4 용지로 채워져 있었다. 기하는 몇몇 편을 읽다가 자신도 모르게 “X랄 같이 못 썼네”라고 중얼거리며 눈물을 닦았다.


기하는 “선배는 아름다운 문장을 수도 없이 알았지만 그것을 베낄 만큼 부도덕이 없어서 못나고 서툰 시 몇 편을 남기고 떠났다”며 안타까워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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