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화성)=이영규 기자] 경기도 서해안의 대표적 해수욕장 기능을 갖추고 있는 화성 제부도유원지와 궁평리유원지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영향을 놓고 대조를 보여 눈길을 끈다.
궁평리유원지는 지난 5월20일 첫 메르스 확진자 발생 후 상황이 심각하다. 방문객이 평소보다 40%이상 급감했다. 주변 상가는 세월호 참사 때보다 더 심각한 매출 감소로 극심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반면 제부도유원지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방문객 수가 메르스 사태 이후에도 크게 줄지 않았다. 상가 역시 매출타격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화성시와 제부도ㆍ궁평리유원지 등에 따르면 궁평리유원지는 메르스 사태 이후 방문객이 40%이상 줄고, 상가는 세월호 참사 때보다 더 심각한 매출타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궁평리정보화마을 정준엽 사무장은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기 전만 해도 궁평항 솔밭 앞쪽으로 텐트가 들어서면서 텐트촌이 형성됐지만, 지금은 절반이상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상태"라고 전했다.
정 사무장은 "주말 궁평항을 찾는 손님도 평소에 비해 40%이상 줄었다"며 "평소 주말이면 최소 1만명에서 1만5000여명이 찾았지만 지금은 주말 성수기에도 방문객이 1만명이 채 안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갯벌체험의 경우 메르스 사태 이후 단체나 가족체험이 모두 취소됐고, 문의 전화조차 없다"고 말했다.
정 사무장은 횟집을 중심으로 한 상가의 매출 타격은 더 심각하다고 전했다.
그는 "궁평항 내 260여개 횟집 등 매장이 있는데, 방문객들이 사람 많이 모이는 곳에서 식사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해서인지, 전과 달리 산책만 한 뒤 음식은 먹지 않은 채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이러다보니 상가 상인들은 지난해 세월호 때보다 더 매출 타격을 받고 있다"고 심각성을 알렸다.
궁평리유원지는 1.5㎞의 모래사장과 솔밭, 그리고 궁평항으로 이뤄져 있으며 제부도유원지와 함께 경기지역 서해안의 대표적 물놀이 장소다.
이에 반해 궁평리유원지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자리한 제부도유원지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화성시청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지난주 1주일간 제부도를 찾은 차량은 주중에 평균 1000대, 주말에 2000대 등 총 1만2000대로 기록됐다"며 "차량당 2.5명이 탑승한 것으로 계산하면 지난 한주 3만~4만여명이 제부도를 찾은 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는 메르스 발생 이전과 크게 차이가 없다"며 "제부도의 경우 해수욕 뿐만 아니라 드라이브 코스 등 다양한 시설이 있고, 젊은 연인과 친구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찾다보니 메르스 영향을 덜 받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제부도 주변 30여개 횟집을 중심으로 한 상가들도 매출 타격이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곳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복순씨는 "경제가 좋지 않아 손님은 예전보다 많이 줄었지만, 메르스로 인해 손님이 줄어든 것 같지는 않다"며 "주말이면 여전히 많은 젊은이들이 찾는다"고 전했다.
화성시는 제부도유원지 개장일인 7월1일에 맞춰 다양한 안전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안전관리요원 90여명을 유원지 주변에 배치한다. 또 지역 내 자원봉사단체를 중심으로 성수기 안전대책반도 가동한다. 편의시설도 정비한다. 유원지 주변에 공중화장실을 마련하고, 샤워장과 주차장도 추가로 확충한다. 특히 공중 화장실에는 메르스에 대비해 손세정제를 비치한다. 유원지 주변에 메르스 예방 포스터도 붙인다. 포스터는 손씻기와 기침 예절 등을 담고 있다.
제부도유원지를 현장에서 관리하는 관리팀 관계자는 "메르스로 지금 국민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는데 1.8㎞에 이르는 해수욕이 가능한 제부도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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