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침대는 과학입니다' VS '처음처럼'
새누리당에서 홈런을 친 '광고인 영입' 전략이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통할까. 야당이 국내에서 손꼽히는 카피라이터를 영입하며 여당과 '참신' 대결을 펼친다.
17일 새정치민주연합에 따르면 당은 홍보위원장에 손혜원 크로스포인트 대표(60)를 영입하기로 했다.
숙명여고와 홍익대 응용미술학과를 나온 손 대표는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의 이름을 지은 인물이다. '종가집 김치', '트롬', '엑스캔버스', '이브자리', '엔제리너스', '레종'과 같은 유명 브랜드도 그의 손에서 탄생됐다.
새정치연합이 광고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손 대표를 영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새누리당의 영향이 크다. 앞서 새누리당은 '침대는 과학입니다'란 카피를 만든 조동원 전 새누리당 홍보본부장을 영입해 총선과 대선에서 성공적인 정당 이미지 홍보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 전 본부장은 2012년 총선·대선에서 '빨간 새누리당'이라는 파격적인 시도를 성공적으로 이끈 인물이다. 정치적 성향 때문에 기피 색상으로 여겨져왔던 당색은 물론 순한글로 이뤄진 당명 선정도 모두 그를 거쳤다.
김무성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가 반바지를 입고 대중 앞에 서고 '혁신작렬' '투표작렬' 등의 문구를 외쳤던 것도 조 전 본부장의 아이디어가 한몫을 했다. 그는 당 혁신기구인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새바위)'를 조직한 뒤 위원장에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을 앉히기도 했다.
새누리당의 과감한 시도는 젊은 층들이 기존에 갖고 있던 '늙은 보수정당'이란 인식을 바꿔놓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청년층 지지를 많이 받아오던 새정치연합으로서는 새누리당에 이슈를 뺏기는 신세가 됐다.
이 때문에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공개적으로 새누리당의 조 전 본부장을 여러차례에 걸쳐 언급했다.
대선 패배 이후 지은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에서 문 대표는 "새누리당은 일찍부터 준비한 홍보전략에 따라 당명을 바꾸고 상징색까지 대담하게 바꾸면서 산뜻한 홍보를 했다"며 "반면 우리는 SNS 등 우위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문 대표가 손 대표를 홍보위원장에 영입하는 것은 새누리당에 뺏긴 '참신·파격 이미지'를 되찾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 2월 8일 문 대표의 전당대회 당선 이후 새정치연합 홍보위원장은 공석이었다.
새정치연합은 당 사무총장 인선이 마무리되면 조만간 손 대표를 홍보위원장으로 정식 임명할 방침이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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