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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커피 한 잔을 두고 중력을 이야기하다

시계아이콘01분 48초 소요

가장 오랫동안 우주에 머물렀던 여성 비행사 사만다 크리스토포레티

[과학을 읽다]커피 한 잔을 두고 중력을 이야기하다 ▲사만다 우주비행사가 큐폴라에서 지구를 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NASA/Terry Ve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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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이른 아침, 커피 한 잔을 두고 여유를 부리는 모습. 조금은 낯설기도 한데 어디에선가 볼 수 있는 한 장면입니다. 사만다 크리스토포레티(Samantha Cristoforetti)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녀는 최근 미국 휴스턴에서 아침을 맞았고 커피 한 잔을 두고 고즈넉한 아침을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커피 한 잔을 두고도 감격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른 아침 휴스턴의 임시 가옥에서 지구의 소리를 듣고 지구의 냄새를 맡고 있다"며 "정말 감격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구의 냄새와 소리는 너무 좋은데 중력은 강력하다"고 전했습니다.


커피 한 잔을 두고 중력 이야기를 하고 있는 그녀. 그럴 만도 합니다. 그녀는 여성으로서 가장 오랫동안 우주에 머물렀다가 지난 11일(현지 시간) 지구로 귀환한 주인공이기 때문입니다. 무중력의 우주 공간에서 중력이 있는 지구로 돌아왔으니 적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탈리아 여성 우주비행사인 사만다 크리스토포레티. 그녀는 지난해 11월부터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면서 우주 유영은 물론 매일매일 지구의 아름다운 모습을 찍어 지구로 전송해 왔습니다. 전 세계 네티즌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했습니다.


그녀가 ISS에 머문 시간은 199일입니다. 이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수니타 윌리엄스가 세운 195일을 뛰어넘은 기록입니다. 보통 우주비행사들은 ISS에 6개월 정도 머문 뒤 지구로 돌아옵니다. 오랫동안 우주에 머물면 중력의 영향으로 신체 변화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이런 그녀가 지구로 돌아와 휴스턴에서 지구의 일상을 맞았으니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겁니다. 그녀는 커피와 참 인연이 많은 우주비행사입니다. 지난 4월15일 ISS로 출발했던 우주 화물선에는 특별한 무엇이 들어 있었습니다. 스페이스X의 우주화물선 '드래건(Dragon)'은 이날 새벽 미국 플로리다 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됐는데요. 당시 화물에는 우주에서 커피를 만드는 이른바 'ISS프레소'가 들어있었던 겁니다. 사만다를 위한 특별한 선물이었던 거죠.

[과학을 읽다]커피 한 잔을 두고 중력을 이야기하다 ▲사만다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굿나잇'을 외치며 찰영했다.[사진제공=NASA/사만다]


사만다는 ISS에 머물면서 매일 저녁 우주 전망대라고 부르는 큐폴라(Cupola)에서 '굿나잇'이라는 테마로 지구의 아름다운 모습을 촬영했습니다. 트위터에 실시간으로 공개된 이 사진은 전 세계 네티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구름에 뒤덮인 지구, 푸른 물결이 일렁이는 모습, 태양이 지고 있는 상황 등 다양한 지구의 모습을 전해주었습니다.


오랫동안 우주에 머물다 지구로 돌아온 그녀는 "중력은 강력하다"고 말했습니다. 무중력 상태의 우주에서 지구로 돌아온 그녀는 이제 지구의 일상과 또 다른 탐험을 계속할 겁니다.


우리나라에도 여성 우주비행사가 있습니다.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 소속 이소연 박사였는데요. 이 박사는 2008년 4월 ISS에서 10일 동안 머물렀습니다. 한국인 최초의 우주비행사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는데요. 지구로 돌아온 이후가 문제였습니다.


항우연은 이소연 박사를 '홍보용 소재'로만 적극 활용했습니다. 외부강연 235회, 과학 전시회 행사 90회, 대중매체 접촉 203회 등 4년 동안 총 523회에 이르는 대외 일정을 소화해야 했습니다. 우주과학에 대한 연구 작업은 뒷전이었고 홍보에만 열을 올리던 항우연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던 이 박사는 2012년 돌연 미국 유학길에 올랐고 학업을 마친 지난해 8월 항우연을 퇴사한 뒤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이를 두고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홍의락 의원은 "이소연 박사의 유학과 퇴사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먹튀'라고 손가락질을 했는데 실상은 우주인 활용 계획이 전무했던 항우연이 이소연 박사의 꿈을 짓밟은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우주과학에 대한 연구 작업 등 후속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항우연의 무대책이 불러온 결과라는 겁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사만다는 이제 유럽우주기구(ESA)로 복귀해 우주 연구에 대한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겁니다. 한 잔의 커피를 두고 감격스러운 순간을 맞는 그녀 앞에 우주과학의 새로운 길이 열리기를 기원합니다. ESA가 우리나라 항우연처럼 그녀를 '홍보용 소재'로만 활용하는 꼼수를 부리지는 않겠죠?

[과학을 읽다]커피 한 잔을 두고 중력을 이야기하다 ▲강력한(?) 지구 중력과 함께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사만다.[사진제공=사만다 트위터]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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